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김병관·우윤근·표창원 등 비대위가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셀프 공천' 논란으로 당무 거부를 한 데 이어 사퇴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4명의 비대위는 이날 오후 김 대표의 구기동 자택을 방문해 김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을 하고 이러한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오시기 전에 비대위원들이 모였을 때 대충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오늘 오신 분들이 대표께 '책임이 우리한테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비대위원 전원이 사의에 공감대를 형성했느냐'는 질문에 "거기에 굳이 반대할 사람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위원은 "비례 공천 관련해서 국민들에게 이런저런 잡음이랄까 실망을 시켜드린 데 대해 비대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에게) 여러 가지 애로도 있고 어려움도 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 그리고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 헌신해 달라는 이런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들의 사의 표명에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특별한 언급을 내놓진 않았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김 대표가 비대위원의 사의를 반려하고 재신임을 하게 되면, 비례대표 후보자 및 순번 결정이 원인이 된 내홍을 수습하고 다시 당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대표는 23일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다. 김 대변인은 "23일은 공천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고 마무리 짓겠다는 말씀을 여러 차례 분명히 하셨기 때문에 회의에 나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