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 전기료 고지서만 보면 "신기"
박민수 기자
7,907
공유하기
편집자주
산업화와 함께 ‘환경’은 언제나 우리 생활 속에서 화두였다. 이와 함께 ‘친환경’이란 단어 역시 시나브로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머니위크>는 친환경시대 전환기를 맞아 변화하는 우리의 생활을 살펴봤다.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도시의 달라지는 모습을 관찰하고 친환경제품이 가진 경제성을 조명해봤다. 나아가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봤다.
# 지난해 9월 김지혜씨(33)는 집에 있는 형광등 대신 친환경 LED조명을 설치했다. 평소 많이 사용하는 거실과 주방, 김씨 방의 형광등을 우선 교체했는데 70만원이 소요됐다. 당시 김씨의 어머니는 멀쩡한 형광등을 놔두고 왜 목돈을 들이냐며 반대했지만 이후 매달 3만원가량 줄어든 전기료 고지서를 보며 “신기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환경과 경제, 이 둘이 함께 할 수는 없을까. 지금까지 환경보호와 경제적 성장은 서로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처럼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친환경전략과 경제적 이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이 우리의 삶 구석구석을 파고들었다.
실생활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은 LED조명, 그린카드 사용, 화장품 공병 반납 등이다. 기업은 친환경제품을 생산해 수익을 올리고 소비자는 비용절감과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윈윈전략’의 대표적인 예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가 곧 돈이 되는 사례를 살펴봤다.
![]() |
LED전구. /사진=뉴시스 DB |
◆LED조명, 전기료 아끼고 환경보호까지
일반적으로 친환경제품은 더 비싸기 마련이다. LED조명 중 거실이나 방에 설치하는 ‘LED방등’도 일반형광등보다 15만원가량 비싸지만 환경을 보호할 수 있고 매달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최근 인기를 더한다.
우선 LED조명은 수은을 포함하지 않아 환경보호에 유리하다. 일반형광등은 수은 등 유해성분이 들어있어 사용 후 일반쓰레기와 함께 매입될 경우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의 원인이 된다. 또 가끔 파손된 형광등이 발견되는데 이럴 경우 안에 있던 수은이 대기를 떠돌며 사람의 몸 안으로 침투한다.
그렇다면 김씨는 환경을 보호하고 동시에 전기료를 절감하기 위해 투자한 70만원을 언제쯤 회수할 수 있을까. 보통 5만5000원가량 나오던 김씨 가족의 전기료가 LED방등 교체 후 2만5000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렇게 매달 3만원을 아끼면 2년 뒤에는 설치비 70만원을 보전받을 수 있다.
![]() |
그린카드뉴시스. /사진=조수정 기자 |
◆그린카드, 환경보호한 만큼 포인트 보상
LED조명 설치 후 김씨는 즉시 그린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린카드를 사용하면 전기료를 절감한 부분에 대해 연간 7만~10만포인트를 받을 수 있기 때문. LED조명 사용과 그린카드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영리한 전략이다.
그린카드는 환경보호를 위한 소비생활을 유도하고 그에 따른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가정에서 전기·수도·가스 사용량을 절감했을 경우 ‘탄소포인트’(서울지역은 ‘서울시 에코마일리지’)를 제공하고 환경마크, 탄소라벨 부착제품 등을 구매하는 경우 상품가액의 일정비율을 ‘녹색소비 포인트’로 제공한다.
조만간 김씨는 그린카드 포인트제도를 통해 4만포인트(4만원)를 받을 예정이다. 6개월간 가정 내 전기·수도·도시가스 합산 사용량이 과거 2년 평균 사용량보다 줄었을 경우 감축구간에 따라 포인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기료의 절감분이 5~10% 미만이면 2만포인트, 10% 이상이면 4만포인트가 6개월마다 주어진다. 즉 1년이면 8만포인트가 쌓이고 김씨가 모두 4회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16만포인트가 된다.
단, 서울시 거주자의 경우 한도가 10만포인트이지만 서울시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받을 수 있는 포인트 한도는 7만점이다.
![]() |
◆공병 포인트, 기업과 개인의 ‘윈윈전략’
환경을 아끼고 경제적 이익을 얻는 마지막 윈윈전략은 ‘공병 줍기’다. 다 쓴 화장품 통이 있다면 반드시 챙겨두자. 화장품 매장에 다시 가져가면 500포인트(500원)를 적립해준다. 90년대 초 공병을 주워가면 슈퍼마켓 아저씨가 50원을 주던 때와 비교도 안된다. 무려 10배나 큰 혜택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는 제품의 공병(유리병·플라스틱 용기)을 전국 매장에 비치된 공병 수거함으로 가져올 경우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포인트’를 공병 1개당 500점씩 적립해준다. 90년대처럼 병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거금 500원을 들이며 공병을 사들인다. 2009년 이후 누적 수거량은 총 920톤에 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공짜포인트를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또 아모레퍼시픽도 폐기물 재활용센터를 통해 수거한 공병을 재공정해 새롭게 활용하고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다시 유인해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수거된 공병을 이용해 ‘에코 그린 팟(Eco Green Pot)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수거된 공병을 분쇄해 플라스틱 화분으로 만들고 식물을 심어 매장 인테리어에 활용한다.
![]() |
그린카드 관련 인증마크. |
1. 친환경 인증마크 구입 시 제품가의 3~24% 포인트 적립(인증마크: 환경표지, 탄소성적표지, 저탄소농산물, 재활용의무 이행 인증제)
2. 버스·지하철 최대 20%, KTX·고속버스 최대 5% 포인트 적립(한도 월 5000~1만원)
3. 도보·자전거제도 가입 시 이동거리에 따라 포인트 적립(한도 월 5000원)
4.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입 시 10만원 할인
5. 국립공원 및 휴양림 무료입장 또는 할인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