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인권존중에 반하는 사례가 있었다면 이는 두산의 경영철학에 심각히 위배되는 것입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이 최근 빚어진 이른바 ‘면벽근무’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유압·방산업체 두산모트롤은 명예퇴직을 거절한 직원을 대기 발령한 뒤 근무시간 내내 벽만 바라보는 자리에 앉혀 논란을 일으켰다. 두산모트롤은 지난해 11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구조조정에 맞춰 사무직 20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금속노조에 따르면 명예퇴직을 거부한 해당 직원은 회사 지침에 따라 30분의 휴식시간과 1시간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근무시간이 대기시간으로 잡혀 책상에 앉아 벽만 바라봐야 했다. 회사는 또 ▲쉬는 시간 외 흡연 금지 ▲인터넷 사용 금지 ▲전화통화 금지 등 8가지 행동수칙을 내리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두산모트롤에 대한 기획감독팀을 꾸려 집중적인 근로감독에 들어갔다. 두산그룹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동 사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며 “고용노동부의 조치와 별도로 두산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며 감사 결과 잘못이 드러나면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평소 임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그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한다. 이 숙제를 잘 푼다면 동 사장이 면세사업 등 중책을 맡은 시점에 새로운 리더십을 인정받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두산 안팎의 관측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