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이 가득한 우주가 펼쳐졌다. 운석을 이리저리 피하며 적에게 공격을 가한다. 추억의 오락실게임 ‘갤러그’ 안으로 들어간 느낌이다. 우주비행 슈팅게임과 만난 가상현실(VR)을 직접 체험해본 소감이다. 


◆VR 속 ‘우주’의 황홀함


누구나 VR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판교 경기창조혁신센터의 VR 플레이존. VR 구현기기 ‘오큘러스 DK2’와 헤드셋, 조이스틱이 VR키오스크에 가지런히 놓여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LED 의자에 착석해 6가지 콘텐츠 중 우주 슈팅액션게임 ‘선지자V’를 선택했다. 이어 오큘러스 DK2를 머리에 쓰고 헤드셋을 착용한 뒤 조이스틱을 손에 쥐자 눈앞에 우주가 펼쳐졌다.

먼 우주에서 기생충의 위협을 추적하는 인공지능 ‘쿠’. 기자가 바로 그 우주를 항해하는 인공지능이 됐다. 기생충과 운석을 피해 행성의 주민을 구조해야 한다. 기자의 시선이 곧 쿠가 나아가는 방향이다. 운석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고개를 좌우로 움직이자 방향이 전환됐다. 뒤로 고개를 돌리니 시선 뒤에 숨어있던 우주 광경이 펼쳐지며 사방이 별과 행성으로 둘러싸인 느낌을 받았다. VR이 구현한 우주에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쿠가 운석에 부딪혔다.

 

VR체험기. /사진=진현진 기자
VR체험기. /사진=진현진 기자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끝난 게임이 아쉬워 한번 더 하려고 하자 직원이 조금 더 역동적인 우주 슈팅게임을 하라며 바로 옆에 위치한 삼성기어VR 존으로 안내했다. 갤럭시S6를 기어VR에 끼우고 착용하자 게임 선택 화면이 나왔다. 기어VR의 우주 슈팅게임은 ‘엔샤워즈2’. 기어VR 오른쪽에 있는 터치패드를 조작해 게임을 실행시켰다. 선지자V보다 해상도가 좋았다. 오큘러스VR처럼 고개를 움직이는 방향대로 게임이 진행됐고 터치패드로 미사일 발사가 가능했다. 재빨리 머리를 기울이자 우주선이 화려하게 회전하고 방어막이 형성됐다. 눈과 귀를 충족시키는 생동감, UX(사용자경험)가 직관적이기까지. 금세 빠져들어 단숨에 2단계까지 클리어했다.

◆고질적인 문제해결 시급

게임에 너무 집중해서일까. 다음 단계를 선택하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자 갑자기 어지럼증이 느껴졌다. 해상도가 낮아 “한 게임만 해도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직원의 안내가 사실인 듯했다. 어지러움은 VR의 고질적인 문제다. 상용화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VR의 문제점은 또 있다. 기기가 다소 무겁다는 것. 오큘러스 DK2의 무게는 440g, 삼성기어VR은 380g이다. 크기에 비해 가볍다지만 30분 이상 게임을 지속하기에는 무리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 기자도 머리에 맞춘 후 게임을 시작했지만 기기가 계속 앞으로 쏠리는 현상을 경험해야 했다.

경기창조혁신센터 백세현 대외홍보팀장은 “뇌가 가상현실에 적응하지 못해 어지럼증이 발생한다”며 “게임과 결합한 VR산업은 이제 막 시작됐다. 정교한 연구를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