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군 '캐나다 남성 참수', 석방 대가로 73억원 요구… 남은 인질 3명 생사 불명

필리핀 반군에 수개월째 인질로 잡혀 있던 캐나다 남성이 결국 참수돼 살해당했다. 25일(현지시간) 캐나다 공영 CBC방송, AP통신 등은 전날 필리핀 남부 술루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 2명이 백인 남성의 머리가 든 비닐봉지를 길가에 버리고 달아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유전자 감식 결과 살해된 이는 캐나다 국적의 60대 남성 존 리즈델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해 9월 필리핀 남부 사말 섬의 선착장에서 이슬람 반군 아부 사야프(Abu Sayyaf)에 납치돼 억류된 상태였다.

아부 사야프는 리즈델을 포함한 캐나다 남성 2명과 노르웨이 남성 1명, 필리핀 여성 1명 등 모두 4명을 인질로 잡고 거액의 몸값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질 1명당 3억페소(약 73억원)의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인질로 잡힌 캐나다 시민이 살해됐다는 소식에 분노한다"며 살인 행위를 강하게 규탄했다.

몸값 요구가 있자 필리핀 정부가 구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인질들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질들이 납치된 필리핀 남부 지역은 이슬람 반군이 기승을 부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 등장한 아부 사야프는 인질을 잡고 거액을 요구하는 수법을 줄곧 써 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운데). /자료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