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내대표에 '정치9단 맞수 찾기' 분주해진 새누리·더민주

국민의당이 지난 27일 박지원 의원을 20대 국회 초대 원내대표로 합의 추대하면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다수당의 공세도 막아내기 힘든 판에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이 캐스팅보트를 쥔 3당 원내대표이기 때문이다. 더민주 역시 제1야당으로 정국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하는데, 박 원내대표가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 야권의 흐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따라서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무게감에 뒤지지 않는 맞수 찾기에 분주한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2010년 18대 국회에서 민주당 원내대표, 2012년 19대 국회에서도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맡아 이번이 세 번째다. 거기에다 박 원내대표의 정보력은 상당하다. 그는 김대중 정권 시절, '왕수석', '소통령', '중통령', '대통령' 등 온갖 별칭을 얻으며 정권 최고 실세로 군림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새누리당에서는 1당 원내대표와 3당 원내대표에 맞설 수 있는, 정치 경험과 협상력이 풍부한 인사가 원내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비박계에서 나경원 의원, 충청권에서 정진석 당선인, 친박계에서 홍문종 유기준 의원 등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더민주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등장으로 원내대표 후보군만 10명 안팎으로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당장 제1야당으로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을 강력한 원내사령탑 출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86세대 대표주자' 우상호 의원, '전략통' 민병두 의원과 함께 노웅래·우원식·홍용표 의원 등 3선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낼 태세다. 현재 4선 중에는 이상민·강창일·설훈·안민석·조정식 의원 등이 원내사령탑에 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다.

한편,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거물급 인사가 박 의원의 맞수로 나서 제1야당의 선명성을 확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김부겸 원내대표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합의 추대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