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성찬 푸드테크] '마시는 밥' 맛 좀 보실래요?
김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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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이 융합된 신산업 ‘푸드테크’가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머니위크>는 국내 푸드테크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관련 기업의 투자현황도 알아봤다. 푸드테크 관련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도 소개한다.
‘오늘은 뭘 먹지?’ 한끼 식사를 해결하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메뉴를 선정한 뒤 재료를 찾아 음식을 만들고, 차리고, 먹고 치우는 과정까지…. 완성된 음식을 배달하거나 식당을 찾아가 먹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주문하고 음식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직접 방문하는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고 영양섭취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음식은 열량이 높고 또 다른 음식은 염분과 화학조미료 등이 과다첨가됐을 수 있다. 바쁘고 고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먹거리 현실은 이렇다. 음식을 먹음과 동시에 개인적인 시간과 일상, 그리고 영양 불균형까지 함께 삼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초면 완성되는 밥이 나왔다?” 지난 1월 먹거리 고민을 한방에 날려줄 미래형 식사대용식품 ‘랩노쉬’가 국내에 등장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기업인 이그니스가 1년여간 공들여 만든 일명 ‘마시는 밥’이다. 분말을 물에 타서 먹는다는 점에서 기존의 선식 혹은 편의점 간편식의 연장선상이 아니냐고 되묻는 이도 분명 있을 터. 하지만 랩노쉬는 한잔으로 모든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제품과 차별성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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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그니스 |
◆ 20초면 완성… 한잔이면 4~5시간 든든
“우리는 매일 세끼나 되는 식사를 차려 먹거나 외부에서 사먹어야 하잖아요. 따라서 ‘간편하게 섭취하면서 영양걱정 없는 식사는 어디 없을까?’하고 고민하게 됐죠. 단순히 끼니를 때운다는 관념에서 벗어나 잘 챙겨 먹는다는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완벽한 영양구성의 식사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랩노쉬의 시작이죠.”
박찬호 이그니스 대표는 랩노쉬의 탄생스토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랩노쉬는 한국인 권장 영양성분을 담은 가루 유동식이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물통을 갖고 다니다가 식사시간에 물 400ml를 넣고 흔들어 먹으면 끝.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필수영양소를 한국영양학회 권장에 맞추고 개발단계에선 전 식품기술사협회장을 역임한 이형재 박사의 자문을 받았다.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을 고려해 탄수화물 비중을 20%로 줄이고 단백질 함량을 30%로 높였으며 지방 섭취가 많은 점을 고려해 지방함량도 5%로 조절했다. 또 포만감을 위해 식이섬유, 혈당지수가 낮은 결정과당 등을 조합해 순차적으로 탄수화물 흡수를 돕도록 영양 밸런스를 맞췄다. 그 결과 랩노쉬 한병 섭취 시 320kcal의 열량과 4~5시간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맛은 쇼콜라, 그린시리얼, 그래놀라 요거트 등 3가지. 여기에 씹는 맛도 더했다. 그래놀라 요거트에는 건파파야와 건크랜베리가, 그린시리얼에는 현미플레이크가 담겨 입이 심심하지 않게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맞춤형 첨가제품(부스터)을 본제품에 혼합할 수도 있다. 제공되는 부스터 기능은 ▲체지방 감소 ▲근력보충 ▲장건강케어 ▲스트레스완화 ▲수분보충 등이다.
박 대표는 “필수영양소 외에도 각종 비타민, 미네랄 23종이 함유돼 한끼에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있다”며 “장기복용하더라도 문제없도록 기술적으로 설계해 완전한 대체식에 가깝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 한번 맛보면 만족도 상승… 재구매율 20%
이그니스의 롤모델은 미국기업 ‘소이렌트’다. 2013년 미국에서 설립된 소이렌트는 미래식량이란 이름으로 식사대용식품을 만들어 IT종사자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600만 끼니분 이상을 판매했으며 여러 나라에서 유사상품이 쏟아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그니스 역시 제품 출시 전부터 컴퍼니케이파트너스로부터 6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1월 제품 출시 전부터 국내 크라우드펀딩 사상 최초로 1억원이 넘는 금액을 모으며 주목받기도 했다. 구매자가 펀딩해 주문하고 나중에 제품을 받는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방식이었는데 당시 1, 2차로 랩노쉬를 받은 소비자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들은 맛과 디자인에 높은 만족감을 보였고 실제 펀딩 참여자의 재구매율이 20%에 육박했다. 매출 상승세도 남다르다. 본격적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한 지난 1월 7500만원 매출을 시작으로 매달 20%씩 성장하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랩노쉬가 모든 식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새로운 카테고리의 식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확인함과 동시에 만족감을 얻어냈다는 점은 성과로 평가한다”며 “앞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요소만을 골라 개개인에 맞는 대체식품을 만드는 맞춤형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 푸드테크를 주목하라
소비자들은 이제 뛰어난 맛을 넘어 좀 더 편리하고 불편함을 덜어줄 음식에 돈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 식품기업들 역시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전자레인지에서 조리가 완료되면 휘파람 소리가 나는 간편식 ‘휘슬링쿡’을 내놨다. 기존 전자레인지용 간편식은 데우는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해 너무 뜨겁거나 조리가 덜 되는 단점이 있었지만 휘슬링쿡은 최적의 온도가 되면 소리로 알려준다.
대상웰라이프가 선보이는 ‘뉴케어 토로미 퍼펙트’는 액상을 삼킬 때 연하곤란을 겪는 노인과 환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여러 식품에 첨가해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주는 점도증진제다. 무미·무취의 투명한 분말로 식품 고유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액상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에 활용이 가능하다. 음식이나 식품에 스푼으로 신속하게 저으면서 넣은 후 계속해서 30초가량 더 저으면 혼합되면서 점도가 형성된다. 혼합비율에 따라 드레싱, 케첩, 푸딩으로 점성을 조절할 수 있다.
동원F&B는 초고압공법을 적용해 잡곡밥에 첨가물을 넣지 않은 즉석밥 ‘쎈쿡 100% 잡곡밥’을 선보였다. 잡곡 즉석밥은 백미 즉석밥과 달리 일반적인 공정으로는 미생물을 제거하기 어려워 쌀에서 뽑아낸 미강추출물을 첨가하지만 이 제품은 포장용기를 이중으로 만들고 산소흡수제를 넣어 첨가물 없이 미생물 번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첨단기술에 속속 눈을 돌리면서 푸드테크 분야가 새 승부처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불편함을 덜어주면서 더 세분화된 먹거리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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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미 퍼펙트. /사진제공=대상웰라이프 |
대상 청정원은 전자레인지에서 조리가 완료되면 휘파람 소리가 나는 간편식 ‘휘슬링쿡’을 내놨다. 기존 전자레인지용 간편식은 데우는 시간을 일률적으로 정해 너무 뜨겁거나 조리가 덜 되는 단점이 있었지만 휘슬링쿡은 최적의 온도가 되면 소리로 알려준다.
대상웰라이프가 선보이는 ‘뉴케어 토로미 퍼펙트’는 액상을 삼킬 때 연하곤란을 겪는 노인과 환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여러 식품에 첨가해 목넘김을 부드럽게 해주는 점도증진제다. 무미·무취의 투명한 분말로 식품 고유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액상뿐 아니라 다양한 음식에 활용이 가능하다. 음식이나 식품에 스푼으로 신속하게 저으면서 넣은 후 계속해서 30초가량 더 저으면 혼합되면서 점도가 형성된다. 혼합비율에 따라 드레싱, 케첩, 푸딩으로 점성을 조절할 수 있다.
동원F&B는 초고압공법을 적용해 잡곡밥에 첨가물을 넣지 않은 즉석밥 ‘쎈쿡 100% 잡곡밥’을 선보였다. 잡곡 즉석밥은 백미 즉석밥과 달리 일반적인 공정으로는 미생물을 제거하기 어려워 쌀에서 뽑아낸 미강추출물을 첨가하지만 이 제품은 포장용기를 이중으로 만들고 산소흡수제를 넣어 첨가물 없이 미생물 번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가 첨단기술에 속속 눈을 돌리면서 푸드테크 분야가 새 승부처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불편함을 덜어주면서 더 세분화된 먹거리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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