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더하기] 고공농성 올해만 세번째, 왜 양화대교인가?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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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대교 아치에서 올해만 벌써 세번째 고공농성이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시위를 벌이는 해고노동자 김정근씨. /사진=뉴스1 |
양화대교 아치 위에서 지난 3월부터 석 달 동안 세 번이나 '고공농성'이 발생했다. 지난 3, 4월에는 민주노총 총무국장이자 31년차 해고노동자인 김정근씨가 이곳에 올라 펼침막을 펴고 복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오늘(4일)은 40대 소액주주 김모씨가 해태제과의 신규상장에 반대한다며 아치에 올랐다. 두 사람 모두 아침 출근길에 이곳에서 장시간 머무르며 농성을 이어갔다.
가수 ‘자이언티‘의 노래 '양화대교'로 최근 알려지기도 한 양화대교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과 영등포구 양평동 사이를 잇는 길이 1053m, 폭 18m의 구교와 그 상류측에 세워진 길이 1,053m, 폭 16.1m의 신교를 합친 왕복 8차로 다리다.
현재 북단은 합정역-홍대입구역, 남단은 선유로로 연결돼 있어 경인고속도로로 진출입하는 길목이 된다. 경인고속입구 교차로는 국회대로와도 만나기 때문에 이곳은 출퇴근 시간 상습 정체구역이기도 하다. 아치에 올라 경찰·소방 당국이 출동할 경우 주목을 끌 수밖에 없다. 실제 세차례 농성 사태 모두 언론에서 집중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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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대교(왼쪽)와 구리암사대교. /자료사진=뉴시스 |
이곳 아치에서 농성이 잦은 데는 교통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아치구조물에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쉬운 점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강을 지나는 다리들 가운데 아치구조물이 있는 곳은 양화대교를 비롯해 구리암사대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서강대교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다리들 가운데 양화대교처럼 차로에서 내려 아치구조물로 바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 한강대교와 동작대교는 다리 전체에 걸쳐 아치가 연쇄된 형태라 올라가도 주목받기 어려우며 구리암사대교와 서강대교는 아치 경사 때문에 맨몸으로 오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양화대교 아치는 위험을 감수하고 오를 수 있는 편의성, 점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주목성 면에서 최적지인 셈이다.
한편 경찰은 아치에 올랐을 때 처벌할 수 있는 별도의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차례 양화대교 아치에 올라간 김씨를 지난 3월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농성 당시 현수막을 무단으로 펼친 혐의다. 경찰은 아치에 올라간 것은 적용 법조항을 찾을 수 없어 현수막 무단 부착 혐의만 적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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