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왼쪽)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정우현 MP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정운호(왼쪽)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정우현 MPK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DB
남대문 시장과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꾼으로 이름 날리다 직접 회사를 세워 성공신화를 쓴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정우현(68) MPK그룹 회장이 ‘오너리스크’로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들은 각각 ‘도박·로비의혹’과 ‘갑질 논란’ 등으로 자수성가 아이콘에서 하루아침에 동반몰락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남대문 시장에서 옷을 팔며 모은 종잣돈으로 지난 1993년 28세의 나이에 ‘세계화장품’을 세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10년 뒤 더페이스샵을 창업해 2년 만에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저가 화장품 브랜드 신화를 일궜다.


잠시 업계를 떠났던 정 대표는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를 맡으며, 업계로 돌아온 지 7년 만에 다시 28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신화를 이어갔지만 최근 연이어 터진 ‘도박·로비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정 대표는 100억원 대 상습 원정도박으로 수감 중인 가운데 여 변호사 폭행에 이어 ‘법조 게이트’ 논란까지 일으켜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몰락에 네이처리퍼블릭의 연내 상장도 물 건너간 분위기다. 또 그가 이번 논란을 잘 수습한다 해도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1974년 32살의 나이에 장인이 운영하던 섬유 도매업체에 들어가 15년간 회사를 이끌며 장사에 눈을 떴던 정우현 회장의 몰락도 정 대표에 견주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중국, 베트남 등을 포함한 국내외 500여개 미스터피자 매장을 운영하며 ‘피자의 제왕’으로 군림했지만 최근 벌어진 경비원 폭행 ‘갑질 논란’은 그를 회복 불능의 상태로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건물 경비원 황모(58)씨 얼굴을 두 차례 때린 혐의로 지난달 3일 불구속 입건됐지만 이는 도화선에 불과했다. 정 회장이 입건되자 전국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그가 평소 행했던 폭언 내용을 전하며 ‘갑질’ 사례들을 연이어 폭로했다. 또 정 회장이 가맹점으로부터 거둬들인 광고비로 자서전 <나는 꾼이다>를 구매해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정 회장이 평소 언론 인터뷰와 자서전 등에서 “성공하려면 을이 돼야한다”, “갑처럼 행동하면 그때부터 실패의 시작”이라고 언급했던 내용도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