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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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인도에 맞춰 돈을 받는 ‘헤비테일’방식 계약방식이 국내 조선 빅3 업체들의 발목을 잡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 업체의 차입금은 2010년 10조10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엔 24조원으로 무려 14조원이 늘었다. 차입금엔 단기 및 장기차입금, 유동성장기부채와 회사채가 포함된다.


그동안 조선사들은 발주 뒤 선박 건조 단계별로 대금을 받아왔지만,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며 선박을 인도하기 전에 돈을 받는 헤비테일방식으로 바뀌어왔다. 때문에 선주가 발주를 취소하거나 대금지급을 미루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조선업체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이면 조선업체들은 배를 만들어 돈을 받을 때까지 유동성확보가 어려워진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차입금은 2010년 2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7조9000억원으로 늘었고, 현대중공업 5조2000억원에서 11조4000억원, 삼성중공업은 2조4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플랜트 관련시설 2척과 2014년 3월 노르웨이 선사의 2000억원 규모 해양숙박설비도 취소 통보받았다. 대우조선해양도 덴마크 국영 에너지 회사로부터 2012년 수주한 2200억원 규모 원유생산용 해양플랫폼 1기 역시 취소됐고, 삼성중공업은 셸로부터 3척을 수주 받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제작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배를 만들기까지 원자재와 인건비를 비롯한 많은 고정비가 들어간다”면서 “단계별로 대금을 받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조선업계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