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0.1초 승부' 타이어 3색 대결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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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타이어업체들의 국내외 모터스포츠 참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투어링카마스터즈(DTM)에 타이어를 9년 연속 독점 공급한 업체로 이름을 올렸고, 금호타이어는 포뮬러카 대회인 이탈리아 오토GP의 공식 타이어 스폰서로 활약하며 4년 공급계약을 맺었다. 넥센타이어는 올해부터 미국 포뮬러드리프트(Formula D)를 통해 이름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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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금호타이어 |
◆기술력 과시의 장 '모터스포츠'
모터스포츠에 있어 타이어는 매우 중요하다. 0.1초의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차 성능이 같으면 타이어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타이어는 자동차와 노면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다. 따라서 자동차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올리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고, 다양한 환경에서 모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다.
요즘엔 모터스포츠가 단순한 자동차 경주를 넘어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타이어회사들의 관심을 끈 요인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대회가 열리면 현장을 찾는 사람이 많게는 수만명에 이르고, TV중계를 통해 매 경기를 수십만명의 시청자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다.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노출될 수 있으니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전제는 ‘기술력’과 ‘자금력’이다.
예전엔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팀이나 선수를 후원하는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모터스포츠계에 진출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지 못해서다. 그러나 최근엔 대회의 메인 스폰서로 활약하며 브랜드를 알리고 고성능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며 실력을 과시할 만큼 성장했다.
국내에선 대회를 개최하거나 후원하고 팀을 꾸려 직접 참가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대상 이벤트도 열어 모터스포츠 대중화에 앞장선다.
국내 대표 모터스포츠 대회인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선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후원 팀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관심을 모은다. 아울러 금호와 넥센은 각각 엑스타 챌린지, 스피드레이싱이라는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해 매 경기 100대가 넘는 경주차가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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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타이어 |
◆고급브랜드 탑재로 이어지는 명성
국내외 유명 모터스포츠를 통해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자 해외 유수 자동차 제조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등 독일 4대 브랜드와 크라이슬러, 토요타, 혼다 등 주요 브랜드도 다양한 차종에 국산 제품을 신차용 타이어(OET)로 장착하고 있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를 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가격보다 먼저 보는 게 품질”이라며 “해외 유명 제품들과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제품력에 철저한 품질관리, 원활한 물류시스템까지 뒷받침돼야 납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유명한 해외 모터스포츠 대회를 후원하면 해당 지역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쉽다”면서 “여러 대회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다양한 지역의 신제품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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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타이어 |
◆주요 후원 해외 대회는…
한국타이어가 오랜 시간 공을 들여 2011년부터 타이어 독점 공급계약을 한 DTM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가 현재 양산 중인 자동차를 튜닝해 경주를 벌이는 세계 최정상급 투어링카 대회다. 기술적인 요소가 많이 필요한 국제대회다보니 타이어의 내구성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로 꼽힌다.
이탈리아 오토GP는 최고의 자동차 경주로 꼽히는 포뮬러원(F1)의 아랫급인 포뮬러카 대회다. 금호타이어는 이 대회에 제품을 4년연속 독점 공급하며 기술력을 쌓은 만큼 앞으로 F1 진출을 노리고 있다. F1 경주차의 실차 테스트도 이미 마쳤다.
아울러 중국 CTCC의 공식 타이어 후원사로도 활약 중이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과 글로벌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새로운 모터스포츠 강국으로 떠올랐다. 중국 국영방송인 CCTV에서 중계를 맡아 매 경기 수억명 중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미국 포뮬러 드리프트는 한국타이어의 독무대였지만 올해부터 뛰어든 넥센타이어의 도전이 만만찮다. 일정한 코스를 빠르게 달리며 경쟁하는 다른 모터스포츠 대회와 달리 얼마나 우아하게 옆으로 미끄러지느냐가 평가의 기준인 독특한 대회다. 아스팔트 위의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별명을 가졌으며 대회가 끝난 뒤 타이어를 가져갈 수 있어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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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