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위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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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다소 부진한 1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평가다. 지난해처럼 증시 급등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는 힘들겠지만 꾸준히 실적을 내는 종목 위주로 주가 상승이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사, 실적보다 저평가된 매력 부각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NH투자증권은 1분기 8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미래에셋대우는 전분기 대비 283.2% 급증한 534억400만원을 달성했다. 현대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흑자를 기록했다.


ELS(주가연계증권) 판매에 매달리지 않고 다른 역량에 집중한 중소형사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KB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5% 늘어난 160억원을 기록했다.

HMC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교보증권도 231억원 영업이익을 내 32%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두 회사 모두 40%대의 당기순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ELS 운용환경이 악화되고 조기상환이 줄어들면서 ELS 발행규모가 큰 증권사들의 실적은 적자 규모가 커졌다. 상품운용부문에서 파생헤지거래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다만 시중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 평가이익이 증가해 손실을 어느 정도 만회한 모양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는 지난해와 증시환경이 달라졌다"며 "전반적으로 지난해 초에는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국면이었고 추가적으로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상품운용쪽 수익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1분기 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같은해 4분기보다는 양호하다"며 "실적이 잘 나올만한 모멘텀이 크지 않지만 2분기에도 1분기 수준의 실적이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증권업종지수 자체는 고점보다 38% 하락한 수준이라며 낙폭이 과대하다고 설명했다. 폭발적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하긴 힘들지만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증권사 위주로 선별해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또 증권사의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증권사 인수합병(M&A) 이슈는 주가의 불확실성을 상쇄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6일 코스피시장에서 증권업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4% 상승한 1727.04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가 주가 상승의 주원인으로 분석되지만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두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점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미래에셋대우와의 합병을 결의하고 합병비율을 1대 2.97로 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3.01% 급등했고 미래에셋대우는 6.79%의 상승률을 보였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래에셋대우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7999원으로 결정돼 주가가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수금융 및 합병에 따른 자사주 발생으로 재무 레버리지가 상승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