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이 IT를 선택했다. 모바일쇼핑의 성장으로 정체기를 겪고 있는 홈쇼핑업계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TV와 IT를 접목하고 있는 것. 최근 가장 핫한 VR(가상현실)부터 SNS업계 1위인 페이스북 등 선보이는 방식도 다양하다. TV홈쇼핑과 IT의 조합은 어떨까.


◆둔화되는 홈쇼핑

홈쇼핑업계의 성장 둔화는 모바일 쇼핑의 급격한 성장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중심의 쇼핑 문화가 확산되면서 TV 앞에 앉아 전화기에 대고 물건을 주문하는 고객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5년 6개 홈쇼핑업체의 총 취급액은 15조8063억원 수준. 전년 14조9694억원에 비해 증가한 규모지만 한자릿수 성장세에 그치며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주요 홈쇼핑은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그동안 업계순위 1, 2위를 다투던 GS숍과 CJ오쇼핑은 나란히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GS숍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4% 감소한 1125억원을 기록했다. 취급액과 매출액은 전년대비 각각 1.8%, 2.9%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32.7% 급감한 808억원을 기록했다. 취급액 성장세는 1.8%로 한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CJ오쇼핑의 총 취급액은 전년보다 3.8% 하락한 3조555억원을 기록해 유일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취급액 기준 업계순위 2위에서 4위까지 밀려났다. 영업이익은 19.7% 감소한 1141억원, 매출액은 12.4% 감소한 1조1194억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을 밀어내고 업계 2위로 올라선 현대홈쇼핑은 취급액 3조원을 돌파하면서 전년대비 10.3%의 두자릿수 신장률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1107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로 들어간 TV홈쇼핑

이에 홈쇼핑이 IT를 모셔왔다. 20~30대 젊을 고객을 끌어들여 TV와 모바일 고객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GS숍은 VR(가상현실)을 내세웠고 현대홈쇼핑은 페이스북을 활용했다. CJ오쇼핑은 VR과 페이스북을 모두 이용했다.

GS숍의 360도 VR. /사진=GS숍
GS숍의 360도 VR. /사진=GS숍

GS숍은 청산도의 아름다움을 VR에 담았다. 서편제길, 범바위, 장기미해변 등 주요 관광지와 숙소를 360도 VR 영상으로 제작해 판매방송에 활용했다. VR기기 없이 스마트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원하는 곳을 볼 수 있게 해 TV, 모바일 GS숍, 유튜브 채널,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재했다. GS숍은 “올해 IT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VR은 일방향 방송이라는 홈쇼핑의 단점을 극복할 방안”이라며 “올해 VR 촬영 장비를 도입한 데 이어 촬영기법 및 편집, 적용상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J오쇼핑은 페이스북에서 360VR 기술을 활용한 '1분 홈쇼핑' 방송을 방영했다. 화면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다른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 1분이라는 짧은 시간 고객의 눈길을 끌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360VR 기술을 활용한 홈쇼핑 방송은 본인이 보고 싶은 제품의 시연 부분을 골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홈쇼핑은 업계 최초로 TV홈쇼핑과 페이스북 생중계를 진행해 빙수를 판매했다. 페이스북에 익숙한 젊은 고객과 실시간 소통을 강화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인기 BJ인 갓형욱과 양수빈이 출연한 먹방 대결 콘셉트 방송을 페이스북과 아프리카TV에서 진행해 누적시청자 25만명과 매출 995만원을 기록했다.

TV홈쇼핑의 다각적인 변화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IT의 활용이 매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고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상품과 이를 선보이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