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레일건. /자료사진=뉴시스
미 해군 레일건. /자료사진=뉴시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해군연구처(ONR)가 최근 미 동부 버지니아 주 델그린의 지상화력 시험장에서 실시한 레일건의 첫 발사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미 해군과 국방부가 약 13억달러(약 1조5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 10년 넘게 개발해 온 레일건은 원거리에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레일건은 소형발전소와 대용량 콘덴서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지는 25㎿의 전기 힘으로 기존 포탄보다 10배 빠르게 포탄을 발사할 수 있다. 이 전력은 1만8750가구가 소비하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미 해군연구처 관계자는 "레일건이 이런 전력의 힘을 이용해 25파운드(11.3㎏) 무게의 텅스텐 탄환을 시속 4500마일(약 7242㎞)의 속도로 200㎞가 넘는 거리에 있는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해 무력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일건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유럽에서 냉전 시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공기, 미사일, 탱크 등 거의 모든 적 장비를 저렴하게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일건은 대단한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 해군 구축함은 방어용과 공격용을 합해 96발 정도의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레일건을 장착한 구축함은 1천 발이 넘는 포탄을 장착해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고 기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오랫동안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졌다.

다만 실전 배치까지 레일건이 넘어야 할 기술적 장벽도 만만찮다. 중국과 러시아의 위기감이다. 미국이 개발 중인 레일건과 미사일 분야의 우위로 힘의 균형이 깨질지 모른다는 우려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해커들을 동원해 관련 기술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 해군은 우선 레일건을 2년 후 취역할 최신 줌월트급 구축함에 실전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줌월트급 구축함은 최대 78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줌월트급 구축함은 건조 척수가 3척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존 함정과 육군의 야포에도 레일건을 사용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