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의 미각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서촌마을 골목에 위치한 김도형 셰프의 '서촌김씨'가 그 주인공이다. 청담동의 파르테, 그리시니 등 다양한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고 굴지의 외식 대기업 메뉴개발팀까지 거친 김 셰프는 자신만의 색을 담은 레스토랑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서촌김씨를 오픈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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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김씨는 오리지널 이탈리아의 맛을 구현한다. 다만 메뉴 구성은 일반 레스토랑과 정반대다. 서촌김씨에서는 점심에 코스를, 저녁에는 단품요리만 판매한다. 점심에는 균형 잡힌 코스로 손님 접대나 여유 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저녁메뉴는 가까운 사람들과 부담 없이 와인과 특색 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비스트로 콘셉트다.

이곳에선 우리나라의 제철 재료들을 사용해 이탈리아 전지역의 정통요리를 두루 선보인다.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허브와 올리브오일을 넣고 타이거새우를 조리한 감바스 알 아히요를 ‘허브오일에 빠진 새우’라고 부르는 등 생소한 이탈리안 요리를 한글로 풀어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처음 방문한다면 ‘듀록등심’을 추천한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방의 대표 요리 ‘비텔로 토나토’에서 영감을 받은 이 요리는 송아지 고기를 사용하는 이탈리아와는 달리 듀록 품종의 돼지 등심을 사용한다는 것만 빼곤 전통적인 방법 그대로 조리한다. 듀록등심의 맛을 잊지 못하고 재방문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게 김 셰프의 전언이다.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지방의 전통요리인 ‘아란치니’는 주먹밥튀김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아란치니 안에 샤프란으로 색을 입힌 리조또와 8시간을 거쳐 만든 라구소스, 훈제향이 밴 모짜렐라 치즈를 넣어 한입 크기로 성형한 뒤 튀김옷을 입혀 튀긴다. 아란치니 위에는 샐러리악 퓨레, 비트 퓨레 등 다양한 퓨레가 올라가 경쾌한 맛을 낸다.


‘바칼라 튀김’도 눈여겨볼 만한 메뉴다. 바칼라란 소금에 절인 대구로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는 대구튀김이다. 2~3일 정도 물을 바꿔가며 대구의 염기를 뺀다. 뼈와 껍질을 분리해 살을 잘게 부숴 삶은 감자, 전분, 밀가루와 섞는다. 마치 어묵 같은 느낌의 튀김요리다. 튀김옷을 얇게 입혀 생선의 풍미를 진하게 맛볼 수 있다.

스테이크도 일품이다. 56도에서 장시간 수비드한 스테이크는 겉을 기름에 튀기듯 시어링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촉촉이 밴다.


/사진=임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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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600m 직진 후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위치
메뉴 런치코스A 4만9000원, 런치코스B 5만9000원, 듀록등심 2만1000원, 시칠리아식 주먹밥튀김 1만8000원, 성게알 링귀네파스타 2만5000원
영업시간 (점심)12~15시 (저녁)18~23시
전화 02-730-7787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