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다시 약발 받는 제약·바이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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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한미약품. /자료사진=머니투데이DB |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의 해외기술 수출규모는 5억4096만달러(종근당 비공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대박'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7건의 기술이 수출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최근 다시 '뜨는' 제약·바이오, 수직상승을 기대해도 좋을까.
◆제약·바이오업계 성장, '차세대 먹거리' 도약
최근 제약·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지난 4월과 5월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상위제약사와 R&D업체 위주로 주가가 상승했다. 제약·바이오를 정부가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하고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 제약·바이오업종의 올해 신규 상장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도 관측됐다.
우선 올해 가장 규모가 큰 제약·바이오기술 수출은 연구중심 제약기업인 크리스탈지노믹스의 ‘CG026806’였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이 주요 타깃인 이 기술은 앱토즈바이오와 3억300만달러에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크리스탈의 주가는 이달 들어 급등했다. 지난 1일 기준 시가가 주당 1만6800원이었으나 3주 만에 3만8250원까지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3주 만에 주가가 127%가량 상승한 셈이다.
크리스탈은 지난해 국산 신약 ‘에셀렉스 캡슐’을 개발하면서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연구성과를 도출했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업체인 안트로젠은 당뇨성족부궤양 치료제 기술을 이신제약에 수출했다. 수출규모는 7500만달러에 이른다. 안트로젠은 세포치료제 및 희귀의약품 전문업체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보험급여가 인정되는 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보령제약과 동아ST도 굵직한 성과를 도출했다. 보령제약은 다국적 의약품 유통기업인 쥴릭파마로 동남아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 중이다. 이미 보령과 쥴릭은 고혈압치료제인 '카나브복합제'와 '실니디핀'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그 규모는 각각 2846만달러와 7300만달러에 이른다.
동아ST는 미국 제약사 토비라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에보글립틴'의 글로벌 라이선싱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동아ST는 토비라로부터 계약금을 포함해 최대 6150만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종근당은 바이오시밀러(빈혈치료제)를 후지제약에, 제넥신은 상하이 키오완방제약에 기술을 수출했다.
◆하반기 이벤트 앞둔 한미약품, 성장 가능성은?
특히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벤트가 확실시되는 한미약품을 추천했다. 또 셀트리온(트룩시마), 녹십자(혈액제제), 대웅제약(나보타), 보령제약(카나브) 등 앞으로 1~2년 내에 글로벌 수출 가시화가 예상되는 종목들도 하반기부터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주가가 급등해 86만863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 4월 들어 하락세를 보였지만 5월부터 반등세다.
한미약품의 주가상승 요인은 베이징 한미약품공업이 R&D 판권을 소유하면서 중국 현지 제약회사들의 신약 R&D 파이프라인(Pipeline)의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미약품은 다국적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기술 수출을 추진할 전망이어서 시장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징 한미약품공업은 연구와 전임상 단계의 R&D 파이프라인을 10개 내외로 확보했다"며 "현재 자가면역질환과 항암제 치료영역 내 이중표적 항체 치료제, 이중표적 합성 의약품 개발을 추진 중이어서 성장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은 마미아이, 이탄징, 매창안, 리똥 등 소아용 주요 품목을 중국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시켰다. 특히 소아용 정장제 마미아이는 중국 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베이징 한미약품공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047억원, 305억원을 기록했다.
김주용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베이징 한미약품공업의 2016년 연간 실적은 중국 제약산업의 다변화 요인으로 9~10%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중국 제약산업의 성장률이 5~6%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영업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구완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기존에 기술을 수출했던 다수의 임상 파이프라인 결과가 4분기에 집중될 전망"이라며 "셀트리온도 트룩시마 유럽 허가와 램시마 미국 발매 등 주요 이벤트를 앞뒀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종목이면 다 괜찮나
정부뿐만 아니라 삼성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으로 제약·바이오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업종이라고 해서 모든 종목이 상승세에 편승하는 건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까다롭고 복합적으로 종목을 분석해야 한다. 제약·바이오가 성장산업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기대되는 종목을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도 있다.
보통 상승기에는 주가 프리미엄과 연계되는 신약가치를 지닌 종목에서 상승세가 나타난다. 그러나 이 기대감이 하락했을 땐 정책 수혜주나 이익 성장 등 다른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도 주목해야 한다.
하락기 때 유전자치료제나 바이오시밀러 등 신약 기대감과 관련된 주식들의 수익률이 나빴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추가적인 모멘텀이 계속 나오지 않으면 주가 프리미엄은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구 애널리스트는 "신약 모멘텀 종목의 냉정해진 시장 평가를 반영했을 때 하반기에 임상이 종료되거나 품목 허가 등 확실한 R&D 모멘텀이 기대되는 종목위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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