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퍼즐] 돌다리도 두드려라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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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43년 만에 유럽연합(EU)에서 탈퇴(브렉시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위기를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은 브렉시트 터널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중이다. <머니위크>는 브렉시트 이후 불확실성 리스크가 우려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을 진단하고 전문가가 제안하는 안정적인 투자전략을 알아봤다.
“안갯속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의 앞날에 대해 이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 시장이 예상보다 안정적으로 흐르지만 언제 어떻게 불확실성 리스크가 터질지 예측하기 힘들어서다. 이미 초저금리시대에 진입했지만 올 하반기에 또 한번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지면서 전문가마다 투자전략이 엇갈린다. 환율이 요동치고 금 등 귀금속이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투자시기와 방법에서 차이를 보였다. 지금 뛰어들어도 괜찮다는 의견과 한템포 늦춰 접근하라는 제안이 엇갈린다. 다만 채권은 꾸준히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초저금리시대가 앞으로 2~3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투자자라면 최소 이 기간까지 흐름을 파악한 후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는 의견이다.
브렉시트는 우리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으로부터 포스트 브렉시트로 본 우리경제 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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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초저금리 지속, 2~3년 후 터닝포인트”
경기둔화 위험이 커지면서 경제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 불확실성 리스크로 언제 또 대형폭탄이 터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발표하면서 양적완화정책이 브렉시트 리스크의 완충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는 올해 한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가장 변수가 되는 부문이 해외시장이다. 글로벌경기가 계속 혼란을 일으켜 정부의 재정정책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정부정책을 시장이 얼마만큼 잘 따라오느냐에 따라 브렉시트가 악재가 될 수도 호재가 될 수도 있다.
초저금리시대는 앞으로 2~3년 동안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엔 본격적인 금리상승기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중장기자보다 1~2년 단기투자로 현금을 확보한 후 터닝포인트 시점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단기적으로 볼 때 지금과 같은 재테크 혼란기에는 위험자산보다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것이 현명하다. 금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 다만 금투자의 경우 언제 다시 고꾸라질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직접투자보다는 펀드나 골드뱅킹 등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매달 연금처럼 고정적인 수입이 나오는 분야에 투자하는 전략도 추천한다. 상가나 오피스 등 부동산투자가 대표적이다. 여유가 있다면 역세권 위주 중소형빌딩 투자도 검토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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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 |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
“브렉시트, 최악 시나리오 아니다”
브렉시트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글로벌 금융시장이다. 이번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기존의 질서가 변했음을 시사한다. 이로 인해 가장 불안한 것이 불확실성 리스크다. 우리나라는 대외여건이 불안해짐에 따라 추경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미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3.1%에서 2.8%로 하향조정할 방침이다. 성장률 전망이 하향조정되면서 추경 등 재정보강을 공식화한 셈이다. 정부는 7~8월 중 추경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략은 ‘평정심’을 찾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브렉시트가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높이는 상황인 것은 맞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의 악재에 비하면 타격은 크지 않다. 특히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호재도 있다. 엔화 상승으로 국내 수출주가 상대적 강세여건을 마련했다. 적정규모 안에서 주식투자를 추천한다.
만약 리스크를 낮추고 싶다면 안전자산을 눈여겨보자. 브렉시트 이후 귀금속이 강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투자비중에 맞춰 지금 뛰어들어도 괜찮다는 의미다. 다만 유가와 비철금속 등 산업재는 위험자산으로 분류,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투자자더라도 당장 신규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환율은 단기적으로 달러 및 엔화 강세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유로화와 신흥국 통화가 취약해질 것으로 본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로 상승하고 글로벌정책 공조가 강화되면서 변동성이 점차 축소될 전망이다. 당분간 달러가 오르는 데 초점을 맞춰 환테크전략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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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안전자산·현금확보 전략 펼쳐야”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발표 이후 시장은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영국이 EU를 떠나기까지 리스본조약 등 여러 절차가 남았다. 이 과정에서 변수가 생길 때마다 시장은 계속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주식 역시 안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다시 추락할지 알 수 없다. 투자자라면 이 같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금리는 올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경을 7~8월로 앞당겨 시행 중인데 또 다시 금리를 낮추면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올해 추경정책을 시행하고 흐름을 본 뒤 내년 초 미국의 금리정책 결과에 따라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전략은 일단 보수적으로 짜는 게 유리해 보인다. 위험이 큰 분야에서의 투자는 가급적 지양하고 현금을 보유하거나 안전상품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신규투자처를 찾을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최근 급등하는 귀금속 투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은 달러와 금이 같이 오른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따라서 언제 다시 고꾸라질지 알 수 없다. 굳이 투자하고 싶다면 전체 투자자금의 10% 이내에서 직접투자보다는 펀드, 골드뱅킹 등 우회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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