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듯 좋아할 일, 가슴 뛰는 일이 무엇인지 찾으세요!” 박용호 청년위원회 위원장이 청년들을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이다. 적성이나 관심과는 달리 공무원과 대기업 취업만이 목표가 된 지루한 현실을 극복하려면 청년들이 ‘열정’과 ‘도전정신’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 ‘첫 직장이 좋아야 한다’는 말은 일리가 있으나 오로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지난달 21일 서울 광화문 청년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과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이야기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선 청년들과 함께하며 도전의식을 고취시키려 한 그간의 노력이 느껴졌다. 그는 청년들의 개성을 살려 창조경제의 밑거름을 만드는 데 집중해온 ‘생각이 젊은’ 리더다.


“개성이 드러나야 가치가 있는 거죠. 모두가 회색이면 재미없잖아요. 국가적으로도 손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청년위원회는 청년들이 톡톡 튈 기회를 마련 중이고 청년들이 도전하고 변화해서 자기 인생을 살면 좋겠습니다.”

- 청년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청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다. 여러 기능이 시장에서 잘 동작하는지, 정책에 빠진 건 없는지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며 관련부처와도 의견을 나눈다. 정리한 내용을 대통령께 보고해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곳이다. 열정페이와 청년권리, 일자리, 창업까지 관여한다. 기업이 청년을 뽑을 때 과한 스펙을 요구하는지, 면접엔 불평등이 없는지 살핀다. 한두명이 내는 목소리는 작지만 모이면 커지지 않나. 청년위원회는 청년의 목소리를 모아서 크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기업들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미스매치의 원인은 교육방식에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직종과 스타일을 경험할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공부만 하다가 졸업하고 일반적인 취업준비만 하다 보니 간극이 생기는 것이다. 청년들이 불필요한 스펙쌓기와 취업준비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제대로 준비해 노동시장에 더 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학교단계에서의 진로지도와 취업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청년들에게 알리는 노력도 해야 한다. 청년들도 시각을 바꿔야 한다. 예전엔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직장은 없다는 걸 이해했으면 좋겠다.


/사진=임한별 기자
/사진=임한별 기자


- 창업은 어떤가. 회사 다닐 때보다 불리한 점이 많고 경력도 단절되는데.
▶창업은 취업보다 훨씬 힘든 과정이다. 법인등록 등 창업 본연의 과정 외에 취업 시 자연스레 주어진 4대보험 가입도 CEO 입장에서 직접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긴 인생에서 창업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 느끼기 어려운 것들을 많이 경험하게 되니까. 그렇다고 무조건 창업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 당장 창업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다면 창업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창업환경은 잘 갖춰지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업사관학교 등에서 일을 하며 분위기를 파악한 다음 여러 창업지원 시설을 활용해 창업하는 것도 요령이 될 수 있다.


- 청년만의 열정과 패기를 더 드러낼 기회가 있으면 좋을 텐데 위원회나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열정과 패기를 가진 청년이라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난 6월 청년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재직자의 근무만족도(46.4%)가 대기업과 공공기관 재직자(40.0%)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스타트업의 자유로운 사내분위기와 성장가능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정부도 창조경제혁신센터, TIPS, K-Start 등으로 창업 붐 조성과 근무환경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만큼 청년들의 열정과 패기가 실제 스타트업 창업이나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국가적으로 청년인재를 키우려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대학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알파고 같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양성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예전엔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주입·반복교육과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통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접근방법을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으로 통찰력과 창의력 있는 인재를 키워나가야 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취업이나 창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부정책을 믿어달라. 그리고 당당히 끼를 펼쳐라. 기성세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리 청년들은 준비가 잘 됐고 전세계 어딜 가도 먹고살 수 있는 명품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상품은 청년이다. 청년 스스로가 명품임을 잊지 말고 기성세대는 믿어주고 지원해줘야 한다. 배려하는 사회에서 제2·제3의 한강의 기적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포기하지 말자.


프로필
▲1987. 03~1999. 07 LG종합기술원 통신알고리즘 책임연구원 ▲1999. 08~2011. 12 지엔씨텔링크(SI기업) 창업 대표이사 ▲2014. 01~2015. 07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교류공간 드림엔터 센터장 ▲2015. 12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現) ▲2015. 07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現)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