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았지만 주식시장에서 여행주는 침울하다. 보통 7~8월 성수기 이전에 여행주가 상승하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여행주의 부진은 예상보다 저조한 2분기 실적을 내놓은 탓이다. 다만 실적발표 이후 하나투어의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모두투어의 주가는 상승전환했다. 두 회사의 운영전략과 자회사 실적전망 차이가 상반된 주가 움직임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사진=뉴시스 김진아 기자

◆여행업 실적 부진… 수익성은 엇갈려

여행업종의 대장주인 하나투어는 지난 3일 장중 7만원선을 내주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20일 장중 20만원을 넘나들던 때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수급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관과 외국인이 모두 꾸준히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최근 3개월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60억원, 318억원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했다.


모두투어의 주가도 마찬가지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모두투어는 지난달 29일 장중 2만6200원까지 떨어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8월10일 장중 4만5500원을 기록한 이후 1년여 만에 42%가량 하락했다. 다만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이 꾸준히 비중을 늘리고 순매도세를 지속하던 기관도 이달 들어 연일 매수 우위를 보인 점이 위안거리다.

여행주 주가가 계속 하락하는 원인은 부진한 올 2분기 실적에 기인한다. 하나투어는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28억원, 당기순손실 4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적자전환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이 45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적이 추정치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주가는 더욱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하나투어 영업적자의 원인은 일본 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자회사인 SM면세점의 74억원 영업손실, 국내 광고선전비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자회사인 티마크그랜드호텔도 객실판매 부진으로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37억원, 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13% 떨어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역시 일본 지진과 엔고현상으로 일본 송출객이 감소한 영향이 컸고 자회사 모두스테이의 영업손실도 반영됐다.


또 유럽지역의 잇단 테러로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은 유럽 송출객이 줄어든 점 역시 두 여행사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패키지 송출객 수는 각각 28만명, 1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21% 늘었다. 동남아와 중국 등의 단거리여행 비중이 높아진 반면 유럽으로의 패키지여행객 수는 각각 7.2%, 5.1% 역성장했다. 그나마 모두투어는 미국으로의 송출객이 85% 늘어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는 외형성장 극대화에 중점을 뒀지만 모두투어는 수익성 관리를 우선시한다”며 “올 2분기 일본으로의 패키지 송출객 증가율이 1분기 대비 하나투어는 63%포인트 상승한 반면 모두투어는 22%포인트 하락한 것이 그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양사의 상반된 전략은 패키지여행의 상품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나투어의 상품수익성은 13%대로 지난해 2분기 15%보다 하락했지만 모두투어의 상품수익성은 14.4%에서 15%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하나투어↓ 모두투어↑

전문가들은 여행업종 내 선호종목으로 모두투어를 꼽았다. 자회사 적자수준의 격차와 비용관리전략의 차이에서 두 회사의 앞날이 갈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종목에 대한 엇갈린 전망은 실적발표 이후 주가 움직임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적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하나투어는 3.71% 하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같은 날 모두투어는 2.77% 상승했다.

일단 여행업계 전반의 3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성수기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가 3분기여서 여행주의 본업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하나투어는 당분간 면세점사업의 부진을 떨치지 못해 주가회복이 더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2분기에 전분기보다 영업적자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라면세점이 여행사 알선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진행 중인데 후발주자인 SM면세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그는 하나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0만2000원에서 8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반면 모두투어는 자회사인 자유투어의 적자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빠르게 축소됐다. 여기에 미국과 남태평양으로의 패키지 송출객 수가 증가하면서 패키지 ASP는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에 그쳤다. 하나투어의 ASP가 17% 감소한 데 비하면 선방한 셈이다. 또 모두투어의 효율적인 비용관리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는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로 하나투어보다 할인받았다”며 “경쟁사인 하나투어와 인터파크 모두 비용의 불확실성이 나타나는 가운데 인건비와 광고비가 통제되는 모두투어가 업종내 최선호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정우창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의 하반기 영업이익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증가하며 양호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중대한 글로벌 전염병 확산이나 테러가 없으면 내년 해외여행객 수는 6.1% 증가하고 시장점유율도 0.5%포인트 확대된 12%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3만2500원에서 3만45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STOCK] 휴가 못 떠나는 '여행주'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