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증권사의 시련, 마침표 찍을까
장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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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
◆ 부진한 실적… 엇갈린 전망
지난 16일 현대증권은 2분기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9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과 보유하고 있던 현대그룹 비상장주식의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증권은 ELS 잔고 5조8000억원 중 2조2000억원이 자체헤지로 운용된다”며 “H주 ELS 자체운용 부문에서 배당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약 350억원의 평가손실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ELS 운용손실 위험을 다른 외국계 증권사로 이전하는 백투백(Back-to-back)헤지와 자체헤지 방식으로 ELS를 다룬다. 자체헤지를 하면 수수료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운용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다. 이에 올 초부터 증권사들은 자체헤지 물량을 줄이는 추세다.
또 유가증권 손상차손도 350억원가량 발생했다. 세부적으로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현대그룹 계열사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300억원의 손상차손이, 골프 회원권 등에서 5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ELS 관련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2일 한화투자증권은 2분기 1000억원의 영업손실과 7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만 191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 지난해 판매했던 ELS의 운용손실만 900억원가량이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외지수 ELS에 대한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홍콩H지수 기초자산 상품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시장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며 “이제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2분기 영업이익도 각각 622억원, 53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이상 줄었다.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역시 30~50%가량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감소폭이 적거나 오히려 늘어난 증권사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10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으로 1년 만에 1000억원 영업익 고지를 또 넘어섰다. 수익성이 좋은 해외부동산 관련 IB와 트레이딩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형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영업익은 681억원으로 전년 동기 642억원보다 6.2% 증가했다. 자산관리, 위탁매매, 트레이딩 부문 등에서 고르게 수익이 늘어났다.
강승건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 대해 “자기자본(PI) 투자성과와 판관비 절감 정도에 따라 시장 전망치 평균 대비 이익의 증감이 결정되는 등 큰 변화 요인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식시장의 유동성 증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증권업이 추세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에 따라 예금 대비 주식 매력이 부각되는 등 거래대금 증가가 기대된다”며 “외국인 순매수도 당분간 지속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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