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3년 롯데맨' 이인원이 남긴 것
김정훈 기자
2,833
공유하기
![]() |
/사진=뉴시스DB |
경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둔 8월25일 밤 9시 이후 용산 자택서 외출한 뒤 귀가하지 않고 양평으로 향했다. 이후 8월26일 오전 7시10분께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나무에 목을 매단 모습이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다. 숨진 현장 인근에서 이 부회장의 차량도 발견됐다. 롯데의 심장을 주무르던 핵심인사의 슬픈 결말이었다.
롯데그룹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횡령·배임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사 당일 이 부회장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검찰 수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이 부회장은 차량에 남긴 유서를 통해 아들과 며느리, 신동빈 회장에게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에는 "먼저 가서 미안하다", "너무 힘들다",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 회장은 훌륭한 사람" 등의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홍보팀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까지도 검찰 수사에 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소환 당일에는 법무팀과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사압박을 이겨내지 못하고 충동적인 선택을 했을 거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의 사망으로 롯데그룹은 충격에 휩싸였다. 롯데그룹은 "평생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이 부회장이 고인이 됐다는 사실을 믿기 어려운 심정"이라며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룹 내부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부터 신 회장까지 모두에게 총애를 받던 분 아니냐'며 "역량은 물론 인품도 훌륭했던 분이다. 마음이 여린 분이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강변 부근에서 기자들이 산책로 주변을 분주히 취재하고 있다. 이곳은 이인원 부회장이 지난 26일 오전 검찰 소환 직전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사진=임한별 기자 |
이 부회장은 신 회장의 가신 3인방 중 1인으로 그동안 70여개 롯데 계열사의 재무투자 등 핵심 경영활동을 보고받고 조율하는 그룹의 중추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신 회장이 2004년 만든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서 이 부회장은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대외협력단장을 맡은 소진세 사장과 함께 실질적인 업무를 관할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경영과 관련돼 이 3인방은 모르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신 회장도 이 3인방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신동주 부회장이 신 회장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3인방에 있다"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이 처음부터 신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1973년 롯데호텔로 입사한 이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보필하며 승승장구했다. 1983년에는 롯데백화점 대표로 초고속 승진했으며 2011년 롯데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신 회장이 2004년 만든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에서 이 부회장은 운영실장 황각규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장 겸 대외협력단장을 맡은 소진세 사장과 함께 실질적인 업무를 관할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경영과 관련돼 이 3인방은 모르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신 회장도 이 3인방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다. 신동주 부회장이 신 회장과의 경영권 싸움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3인방에 있다"고 귀띔했다.
이 부회장이 처음부터 신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1973년 롯데호텔로 입사한 이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보필하며 승승장구했다. 1983년에는 롯데백화점 대표로 초고속 승진했으며 2011년 롯데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신 총괄회장에 등을 돌리게 된 것은 지난해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부터다. 당시 그룹 인트라넷을 통해 이 부회장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된 유능하고 검증된 분, 지금까지 롯데그룹의 성장과정에서 검증되고 고락을 함께하며 임직원의 신뢰를 쌓은 분이 그룹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하며 신 회장을 공식 지지했다.
반면 신동주 부회장에 대해서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으로 그룹의 미래와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의 신뢰가 높아지며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다. 경중을 가릴 것 없이 그룹에서 발생한 모든 일은 이 부회장을 거쳐 신 회장에게 보고될 정도였다. 검찰이 롯데그룹 비리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 소환 이전에 가신 3인방의 소환을 먼저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그룹 비자금 및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곤혹스럽다. 서울중앙지검수사팀 관계자는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롯데그룹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황각규 사장 소환 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한 검찰은 이 부회장 수사계획마저 틀어져 난감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수사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신동주 부회장에 대해서는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으로 그룹의 미래와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 회장의 신뢰가 높아지며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더욱 강해졌다. 경중을 가릴 것 없이 그룹에서 발생한 모든 일은 이 부회장을 거쳐 신 회장에게 보고될 정도였다. 검찰이 롯데그룹 비리의혹과 관련해 신 회장 소환 이전에 가신 3인방의 소환을 먼저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그룹 비자금 및 비리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곤혹스럽다. 서울중앙지검수사팀 관계자는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롯데그룹 수사일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황각규 사장 소환 때 별다른 수확을 얻지 못한 검찰은 이 부회장 수사계획마저 틀어져 난감한 상황이다. 롯데그룹 수사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