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S토리] 달러 투자, 방망이 짧게 '1150원'에 공략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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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와 달러약세에 맞물려 ‘달러 재테크’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요즘처럼 ‘달러강세-원화약세’가 진행되면 환차익을 노릴 수 있어 저금리시대에 고수익을 올리는 재테크 방법이라는 평가다.
원/달러 환율은 올 초 1200원 중반에서 8월 말 현재 10% 넘게 급락했다. 연말에는 미국 대선, 기준금리 인상 등이 예고돼 달러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올 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50원을 찍고 내년엔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데이터를 분석하는 블룸버그는 증권사의 원/달러 환율 전망을 집계한 결과 1200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8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인 1140원이 1200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 5.2%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는 셈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1%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5배수의 수익을 낸다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달러투자 붐으로 달러통장 잔액도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달러예금 잔액은 557억4000만달러로 전월과 비교해 57억4000만달러 늘었다. 개인들이 보유한 달러예금은 81억달러로 같은 기간 10억9000만달러 급증했다. 잔액규모와 월간 증가폭 모두 사상최대치다.
슈퍼 달러시대로 불리는 하반기, 달러투자에 나서야 할까.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들이 말하는 달러투자의 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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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
◆투자 적정선 1150원… 고점 2000원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달러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9월이나 12월 중 한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늦어도 3개월 후면 금리가 올라 달러강세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달러투자 시 방망이를 짧게 잡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대규모 자금을 달러에 투자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며 분산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다만 여윳돈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은 투자 통화 분산 차원에서 달러자산을 꼭 가져가라고 충고했다. 투자가 적정한 환율 상한선은 1150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8월 말 기준 환율이 1130~1140원인 점을 감안하면 1150원까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승우 KB국민은행 PB팀장은 “달러를 투자할 때 적정선은 1150원, 고점은 1200원으로 본다”며 “하반기에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환율변동성이 워낙 커 투자위험성이 높은 편이므로 전망치보다 보수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달러투자 비중은 적게 잡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미국 금리인상 등의 이슈가 터질 때마다 원화값이 크게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는 기본적으로 적게 가져가는 게 환테크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
한 팀장은 “원화는 경제위기가 올 경우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경험을 여러번했다”며 “금융자산의 10~20%는 세계통화의 기본이 되는 미국달러 자산으로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엔화·유로화 변동성 고려… 수수료 계산도
달러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변동성이다. 달러를 비롯한 외화 화폐자산은 주식보다 많은 변수에 따라 움직인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하반기 금리인상을 전망하지만 여전히 미국의 경기회복이 느리고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를 유지하는 중이어서 달러화가치가 유로화, 엔화 대비 절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달러가치가 연준이 아닌 유럽중앙은행과 유럽은행의 행보에 하락할 수 있는 점이 의아하지만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미국보다 더 완화할 경우 달러의 안전자산가치는 떨어지게 된다.
장인태 신한은행 PB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 등으로 달러가 상승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유럽과 일본통화의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는 미국정부가 강달러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지만 대선 후 통화정책이 달라지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투자 시 환율의 변동성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주간환율전망 리포트들을 참고해 단기전망을 확인할 것을 추천했다.
직접 환율전망을 살펴보기 번거롭다면 외화통장에 달러를 이체해 최고환율 이상에선 자동이체를 중지시키는 조건을 걸어두는 것도 유리하다. 자동이체를 통한 매수뿐 아니라 목표로 정한 환율에서 자동매도를 신청하면 변동성에서 달러수익을 지킬 수 있다.
이밖에도 달러투자 시 금융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은행에선 달러를 살 때 약 1.75%의 수수료를 요구한다.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목적에서 달러를 구입했을 때 환율이 예상만큼 오르지 않으면 수수료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를 살 때와 팔 때의 차이가 20원가량이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달러는 산 가격보다 20원 올라야 본전을 찾을 수 있다.
김지영 신한은행 PB팀장은 “강달러 기대로 수익을 꾀할 수 있으나 기대수익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 6월까지 미국 금리인상 기대감으로 달러강세가 상당부분 진행된 점도 감안해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일부 자산만 달러로 보유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추석합본호(제452호·제4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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