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명절인 한가위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스마트폰 대신 우리 전통놀이를 즐기며 가족 및 친지간 우애를 다지고 수학적 사고력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윷놀이 등 전통놀이에는 수세기부터 연산, 공간 지각력까지 다양한 수학적 원리를 갖추고 있다”며 “놀이를 할 때는 너무 수학 원리에 집착하기 보다 즐겁게 놀이에 임해야 직간접적으로 수학 원리를 체득하고 전략적 사고를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확률 배우는 윷놀이
[추석즐기기] 윷놀이 확률은 '개걸도윷모' 순
명절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놀이인 윷놀이는 확률과 경우의 수, 공간개념 등의 원리가 담겨 있는 대표적인 수학 사고력 놀이다. 윷놀이는 신라시대부터 민가에서 성행한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로 윷을 던져 나온 결과로 말을 이동시켜 가장 먼저 말판을 벗어난 팀이 이기는 놀이다. 4개의 윷가락 중 엎어지는 윷가락과 뒤집어지는 윷가락의 개수를 세어 도, 개, 걸, 윷, 모 5개의 점수를 내는데 윷이나 모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셈해보는 것도 윷놀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4개의 윷이 낼 수 있는 경우는 총 16가지다. 만약 윷이 엎어지거나 뒤집히는 확률이 50%라면 도나 걸이 나올 확률은 각 25%이고 모나 윷이 나올 확률은 각각 6.25%이다. 개가 나올 확률은 37.5%이다. 그러나 실제 윷놀이를 하다 보면 ‘도’보다는 ‘걸’이, ‘모’보다는 ‘윷’이 더 잘 나온다. 조 소장은 “이는 윷의 생김새 때문”이라며 “윷의 모양에 따라 조금은 다를 수가 있지만 대체로 뒤집어질 확률은 60%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서 개, 걸, 도, 윷, 모의 순서로 자주 나오고 뒤집힐 확률이 조금만 더 높아도 윷이 도보다 자주 나온다.

윷판의 말을 옮겨나가는 과정에서는 말을 놓은 방법과 경로, 상대방의 움직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유리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말을 업을 지, 앞선 말을 먼저 나가게 할 것 인지와 같이 말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른 기댓값과 경우의 수를 예측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 지렛대 원리 이용한 ‘자치기’로 반올림과 버림 배우기

자치기는 긴 막대기(채)로 작은 막대기(알)를 쳐 멀리 보내는 놀이다. 알이 떨어지면 날아간 거리를 채를 이용해 몇 배인지 재 점수를 낸다. 알을 받침대에 받치고 바닥과 떠 있는 곳을 쳐 날려 점수를 내는 놀이다.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할 수 있으며, 채로 거리를 재면 반올림이나 버림을 익힐 수 있다. 또한 수비가 받아칠 수 없는 곳으로 멀리 날려야 하므로 각도에 대한 감각도 기를 수 있다.

◆ 전략적 사고 기르는 ‘바둑판 놀이’


연령이 낮은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 저학년은 바둑판 놀이를 할 수 있다. 바둑판 놀이는 장기놀이와 같이 경우의 수를 따져 이후를 예측하는 놀이다. 일반적인 바둑놀이 말고도 바둑알을 이용해 자신만의 다양한 규칙을 만들어 다양한 놀이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실제 바둑알을 판에 놓아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떠오를 수 있다. 다양한 문제 상황들을 만들어 보면서 판과 규칙을 이용해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전략적 사고를 길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윷놀이와 자치기, 바둑판 놀이 외에도 산가지놀이는 숫자를 표현하는 산가지 배열 방식이 있어 규칙을 따라 바꾸면 사칙연산을 배울 수 있다. 일정한 거리에서 손바닥만한 작은 돌을 발로 차거나 던져 상대 비석을 쓰러뜨리는 비석치기는 수개념과 공간 개념 발달에 도움이 된다. 제기차기와 팽이 돌리기, 연날리기는 2차원 공간, 수 보존, 연속량, 저항, 기울기, 무게 보존개념 등 수학과 과학 원리를 알 수 있다.

도움말=조경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