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비오 신부 선종, '민주화·통일 운동' 헌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옥고'
장영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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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비오 신부 선종. 21일 오전 광주 북구 임동 천주의 성요한병원 장례식장에 조철현 비오 신부의 임시 빈소가 마련됐다. /사진=뉴시스 |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르면서도 민주화·통일 운동에 헌신했던 천주교 사제 조비오 신부가 오늘(21일) 선종했다. 향년 79세.
21일 천주교광주대교구에 따르면 광주 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췌장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조철현 비오 신부가 이날 오전 3시20분쯤 운명했다. 조비오 신부는 암 판정을 받은 뒤 서울의 한 병원으로 옮겨 투병생활을 했으나 병세가 나빠져 최근 본인 뜻에 따라 광주 요양병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조비오 신부는 1937년 4월1일 광주 광산구 본량면 출생으로 1962년 가톨릭대학 1기생으로 입학해 1969년 12월1일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광주살레시오여고 지도신부(1971년), 레지오 마리애 광주 세나뚜스 지도신부(1977년) 등을 역임하며 사제의 길을 걸어왔다.
특히 조비오 신부는 사제 신분으로 1980년 5월 벌어진 광주항쟁에 가담하는 등 평생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당시 시민수습위원으로 활동했던 조 신부는 신군부에 체포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조 신부는 이후에도 내란음모 동조자로 찍혀 군 당국의 미행을 당했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데도 제약을 받는 등 감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신부는 지난 2009년 8월18일 김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5·18 이후 미행과 상경 제지, 밤샘 조사로 '불면 고문'에 시달려야만 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조 신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장기간의 해외망명 끝에 1980년대 초 귀국해 광주를 찾았을 때는 환영미사를 맡았고 대통령 당선 뒤에는 감사 미사를 지냈다. 이후 5·18기념재단 초대 이사장, 조선대 학교법인 이사장, 소화자매원 이사장과 광주·전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아리랑 국제평화재단 이사장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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