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가늠자 '진검승부'

국내 양대 포털사가 지도서비스를 놓고 전면전에 돌입했다. 시장을 선점한 네이버의 ‘네이버지도’에 맞서 카카오의 ‘다음지도’가 ‘카카오맵’으로 이름을 바꾸고 애플리케이션 UI(사용자환경) 및 기능을 전면 업데이트하면서 ‘진검승부’ 국면을 맞았다. 


포털이 지도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미래산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O2O서비스와의 연계는 물론이고 커넥티드 카, 증강현실 등 지도서비스를 기반으로 무한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 소비자도 지도서비스가 일상생활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은 만큼 애용할 지도를 선택하는 데 고민이 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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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서비스 '차별성 전쟁'

카카오는 지난 9월19일 기존 다음지도를 개편한 카카오맵을 선보였다. 고정된 지도 이미지를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서버에서 실시간으로 지도 데이터를 불러오는 ‘벡터’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지도의 확대·축소·자유로운 회전·3D입체뷰까지 가능하게 했다. 평면적 스카이뷰가 아닌 ‘3D스카이뷰’도 최초로 담았다. 3D스카이뷰는 건물의 높낮이가 입체적으로 표시돼 현실에 가까운 지리정보를 제공한다.

위치기반 맞춤형 추천서비스인 ‘주변 추천’은 해당 지역 날씨, 맛집, 축제, 영화 상영정보 등을 제공해 사용자를 카카오 플랫폼에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맛집 추천기능은 현재 블로그나 검색순위가 높은 음식점을 노출시키지만 앞으로 식당과 계약을 맺는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네이버 역시 지도서비스의 차별화를 내세운다. 네이버지도 앱은 월 이용자수 1000만명으로 국내 지도검색·내비게이션 서비스 점유율 1위를 선점했다. 네이버의 지도서비스는 카카오보다 한발 앞서 비즈니스모델로 발전했다. 지난 4월 네이버는 카셰어링업체 ‘그린카’와 MOU를 체결, 그린카 사용자들에게 네이버지도를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커넥티드 카 플랫폼을 구축해 제공할 방침이다. 스타트업 ‘모두의 주차장’도 네이버지도를 활용해 주차 예약서비스를 본격화한다. 업계에서는 포털의 지도서비스와 결합하는 영역이 무한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도서비스는 단순 지도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사용자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이용자가 자주 가는 지역, 장소 등을 분석해 이용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는 것. 교통, O2O, 검색 등의 서비스와도 연계성이 높아 최근 포털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분야다.

국내 지도서비스시장을 양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이점 중 하나는 앱 내에 내비게이션 기능 탑재 유무다. 카카오맵은 이번 업그레이드로 ‘카카오내비’ 앱과 연동되게 구성했고 네이버는 네이버지도 내에 내비게이션을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네이버 검색과 연계해 생생한 지역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해당 기능을 탑재했다고 소개했고, 카카오 측은 지도 내에서 많은 기능이 구동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동방식에 따른 선택은 소비자의 몫으로 남겨졌다. 


/사진제공=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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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검색 디테일 '제각각'

주소검색의 디테일도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요인 중 하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지도서비스는 같은 검색어를 입력해도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각사의 DB구축이 다르기 때문. 예컨대 서울 광화문의 ‘D타워’를 검색하면 네이버지도는 ‘광화문D타워’와 D타워주차장, 입점된 식당·상점을 포함한 10개의 검색결과가 나오지만 카카오맵은 광화문D타워와 식당·상점을 포함한 14개의 검색결과가 나타난다. 표시되는 식당·상점의 종류도 다르다.

한글로 ‘디타워’를 검색할 경우 네이버지도는 D타워 건너편에 위치한 카페 1곳까지 추가돼 9개의 검색결과를 표시한다. 카카오맵 역시 D타워로 검색한 결과와 다르게 D타워주차장을 포함한 11개의 검색결과를 제공한다. 카카오맵은 여기에 디타워라는 단어가 들어간 전남 목포의 음식점과 ‘디폴리스타워’에 입점한 회사 2곳, 디타워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은 부산의 병원 등 4개의 전국구 검색결과를 보여줬다. 한글과 영어 표기 검색 결과가 다른 것.

이밖에도 ‘SFC몰’로 불리는 광화문의 ‘서울파이낸스센터’의 경우 네이버지도에서는 SFC몰을 검색하면 결과가 없다고 나오지만 카카오맵은 SFC몰을 보여주되 서울파이낸스센터로 검색할 때와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서울 지역에 한해 보유한 지역DB는 50만건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학교, 공공기관, 일반 자영업자들을 포함한 업체의 숫자이며 아파트 등의 주거지나 도로명, 주소 등은 POI(Point of Interest)로 지도 자체DB로 분류돼 집계에서 제외된다. 전국 DB 수치는 비공개 사항이지만 국토부를 포함한 관련 공공기관 데이터와 자체 구축, 업체의 직접 등록 등으로 DB를 구축해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전국 1000만건 이상의 DB를 보유했다. 다음지도 시절부터 쌓인 풍부한 DB는 카카오맵의 가장 큰 자산이다. 카카오는 업체의 등록 의뢰나 자체조사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카카오
/사진제공=카카오

◆소비자도 ‘갈팡질팡’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사이에서 소비자들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능과 품질이 막상막하라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카카오맵의 경우 3D뷰와 UI개선을 반기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다음지도에 비해 지하철이나 버스 길찾기의 단계가 늘어 불편하다, 거리재기 기능 등이 사라져 불편하다는 불만도 있다. 카카오는 한차례 업데이트를 진행, 불편사항을 개선 중이다.

순설치자 1200만명을 돌파한 네이버지도는 한 앱에서 지도·길찾기·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지만 내비게이션 기능이 티맵, 카카오내비 등 전문 내비 앱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평가다. 부정확한 대중교통 도착정보 등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날로 격화되는 국내 포털의 ‘지도전쟁’에 대해 이상윤 부경대 행정공간정보화연구소 교수는 “지도서비스는 미래 먹거리의 기초가 되는 영역”이라며 “현재의 3D뷰를 넘어 어라운드뷰까지 발전할 것이다. 앞으로 증강현실 등과 접목하기 위해 디테일을 강화한 포털의 지도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