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이 기술에 온기를 담았다. 딱딱한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엄마의 심장소리가 인큐베이터 속 미숙아에게 심리적 안정을 선사하고, 차가운 액정에 나타나는 말과 그림이 의사소통 장애를 대신하는 수단이 됐다. 감정이 없는 IT기술이 사회 곳곳에 따뜻한 디지털 경험을 전한다.


◆기술이 삶을 편안하게 만든다

‘기술 혁신이 소비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글로벌기업 삼성전자는 IT기술을 통한 사회공헌을 내걸고 수년째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 

삼성전자의 '보이스 오브 라이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삼성전자의 '보이스 오브 라이프'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삼성전자가 출시한 앱 ‘보이스 오브 라이프’는 인큐베이터의 아이에게 자궁과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 안정감을 제공한다. 인큐베이터 내부에 스마트폰과 스피커를 설치한 뒤 앱을 실행하면 미리 녹음한 엄마의 심장 박동 소리와 아이에게 전하는 말, 태교음악 등이 재생된다. 고주파 음역대는 제거돼 아이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 위생상의 이유로 아이와 떨어져야 하는 부모의 마음이 한결 놓인다.

삼성전자 사회공헌 올해 첫 캠페인은 VR(가상현실)을 이용한 공포극복. ‘공포를 줄이자’(Be Fearless)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4주간의 시험은 VR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VR기기에서 재생되는 콘텐츠에 대인기피증, 고소공포증 등 사회공포증을 유발하는 상황을 담아 참가자의 공포와 맞닥뜨리게 했다. 

삼성전자의 'Be Fearless' /자료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삼성전자의 'Be Fearless' /자료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해당 캠페인을 신청한 참가자들은 시험 초반 초조한 손동작을 보이거나 ‘심장이 두근거린다’,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시험이 끝난 후에는 VR기기를 손에 쥐고 "내가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삼성전자 측은 “연세대학교병원에서도 VR를 이용한 연구로 환자 82명에게 평균 90% 이상 성공률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쉽고 편한’ 기부를 알게 하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인기를 활용해 새로운 모바일 후원상품 ‘기브티콘’을 선보였다. 기브티콘은 이용자가 이모티콘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일부를 카카오가 기부하는 방식이다. 처음으로 선보인 기브티콘은 한국판 헬렌켈러라 불리는 구경선 작가의 캐릭터 베니를 앞세웠다. 

카카오 '기브티콘' /자료사진=카카오
카카오 '기브티콘' /자료사진=카카오

구 작가는 청각장애와 시각장애를 가졌지만 일러스트, 이모티콘 업계에서 토끼 캐릭터 베니를 창조해 이름을 알렸다. 카카오는 기브티콘 기부금을 청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교육비로 사용할 방침이다. 간편하고 쉬운 기부로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카카오의 포부는 11만명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카카오의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 with kakao’에서 함께 진행된 모금액을 조기 달성하는 성공을 만들었다.

같이가치 with kakao는 장애인 정보격차 해소에도 힘쓴다. 카카오는 베트남에 ‘베트남 장애인 ICT 센터’ 4곳을 설립하고 자원활동을 진행했다. 장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벽화 그리기, 3D 영화 체험, 풍선탑 쌓기, 자석낚시, 공던지기 놀이 등으로 다양한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한 것.


이밖에도 같이가치 with kakao는 네티즌들의 자발적 후원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어떤 봉사를 하는지 알려주지 않은 채 떠나는 서프라이즈 봉사 ‘어떤버스’는 매회 수천명의 신청자가 몰리며 봉사자들을 모니터 밖으로 끌어냈고, ‘속마음버스’는 일상 속 소통의 부재를 둘만의 공간인 버스에서 풀어낼 수 있게 해 힐링을 돕는다. 

카카오 '속마음버스' /사진=카카오
카카오 '속마음버스' /사진=카카오

특히 ‘속마음버스@홈’은 실제 탑승이 어려운 이용자들이 집에서 동영상 설명과 음성 가이드를 들으며 버스에 탑승한 것처럼 속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해 배려를 더했다. 카카오 엄미숙 같이가치파트장은 “같이가치 with kakao의 서비스 비전은 이용자의 선의를 행동으로 바꿀 수 있게 돕는 것”이라며 “카카오는 이용자의 돈이나 선의를 행동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머니즘 담은 ‘장애인 의사소통 지원 앱’

굴지의 게임기업 엔씨소프트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의사소통에 집중했다.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작고 더딘 시장에 발을 딛어 의사소통 지원 앱 ‘나의AAC’를 선보인 것.

AAC는 지적장애, 자폐 등 발달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아동에게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교육·시스템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 지원하는 나의AAC는 앱에서 이미지를 누르면 음성으로 대화가 나와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한다.

기초·아동·일반 등 3단계로 구성된 앱의 최종목적은 장애인이 자신의 요구를 표현하고 정보를 전달하며 사람들과 만났을 때 인사할 수 있는 기본 에티켓을 기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선택한 이미지를 연결해 하나의 문장을 만들 수 있고 자신이 필요한 이미지 등 내용을 추가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됐다. 

엔씨소프트 '나의AAC' /자료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엔씨소프트 '나의AAC' /자료사진=구글플레이 스토어

엔씨소프트는 의사소통 지원 보조도구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해당 앱을 무료로 보급하고 있으며,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고가의 AAC 전용기기 대신 스마트폰과 PC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엔씨소프트는 민간부문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 교육·정책 분야로의 확대를 위해 국가 기관 협력을 강화하고 ‘AAC’ 기반의 AT(Assistive Technology) 확장, 장애학생, 특수교사 교육·연수, 현장 보급·활용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IT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보유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해 나의AAC를 선보이게 됐다”며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2만여건에 육박하며 실생활에서 유용한 기능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