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사회. 이 말을 더욱 체감할 수 있는 곳이 회사다. 수많은 인재가 몰리는 대기업일수록 경쟁은 심화된다. 수천대일의 경쟁을 뚫고 입사한 회사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동기들은 언제나 한발 앞서나가는 기분이 들고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똘망똘망’함은 내 자리를 언제든 위협할 것 같다. 똑똑한 신입의 입사로 위태해진 김 과장의 가상 시나리오로 치열해진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자기계발 노하우를 살펴본다.


출퇴근길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영어 강의를 시청 중인 직장인들. /사진=뉴스1 DB
출퇴근길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영어 강의를 시청 중인 직장인들. /사진=뉴스1 DB

◆오전 5시30분

#. 졸린 눈을 비비고 대기업 7년차 김 과장이 잠에서 깼다. 평소보다 1시간이나 빨라진 김 과장의 기상시간. 오늘따라 몸이 더욱 무겁다. 아침은 토스트와 우유로 대충 때우고 회사 인근 영어회화학원 아침반 수업에 참석했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유창한 영어발음을 선보이는 강사를 바라보며 김 과장은 생각한다. ‘저 사람은 안 졸리나…’
오전 8시. 회사에 도착했다. 두달 전 입사한 얄미운 박 사원은 오늘도 일찍 나와 업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사실 김 과장의 아침 영어수업은 바로 저 박 사원 때문이다. 얼마 전 기획회의 풍경.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칭찬받은 박 사원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술렁거렸다. 위기감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본지가 취업인사포털 <사람인>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기계발을 하는 직장인은 53.4%로 절반이 넘었고 상당수가 이직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직장인들에게 자기계발은 이직을 위한 보험이며 현재 자리를 지키기 위한 준비다. 특히 야근, 회식 등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출근 전 아침은 유용한 알짜배기 시간이다.

직장인들은 영어공부와 직무관련자격증 따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대부분의 영어학원은 직장인들을 위한 아침수업을 운영한다. 평소 야근이 많거나 아침잠이 많은 직장인에게 고된 일일 수 있지만 이 시간을 잘 활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늘어난 영어실력에 놀랄 수 있다. 버스나 전철에서 1시간 이상씩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들이라면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어강의나 단어암기도 효과적이다.


영어공부는 혼자보다 함께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영어 관련 커뮤니티사이트에는 영어에 목마른 직장인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들과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출·퇴근시간에 서로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며 실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맥을 활용해 한국어가 유창한 외국인 친구를 만든다면 금상첨화다.

◆오전 11시30분


#. 구내식당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무리에서 이탈한 김 과장은 근처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다. 최근 점심시간 후 자리에서 졸다가 정 부장에게 한 소릴 들은 김 과장. 체력을 키우기 위해 한달 전부터 이곳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바나나와 사과 한쪽으로 허기를 달래고 러닝머신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런, 옆 러닝머신에 박 사원이 영어강의를 보며 운동 중이다. 러닝머신 앞 TV로 <무한도전>을 보던 내가 한심해진다.

현명한 직장인이라면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 자기계발도 결국엔 체력이 있어야 실천이 가능한 법. 최근 많은 직장인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인근 피트니스센터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저녁 시간에는 야근이나 회식, 지인들과의 약속 등으로 변수가 많기 때문.

반면 점심시간은 매일 30분~1시간씩 정기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 이 시간에는 근육을 키우는 아령운동보다 가벼운 러닝과 요가 등을 하는 게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일부 피트니스센터는 아예 점심시간을 이용한 30분짜리 그룹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활용한 운동 모습. /사진=뉴스1 DB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활용한 운동 모습. /사진=뉴스1 DB

◆오후 3시

#. 잠깐의 휴식시간이다. 쌓인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캔커피를 들고 옥상 흡연실로 향한 김 과장. 얄미운 박 사원이 정 부장과 즐거운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무슨 얘기를 저리 즐겁게 주고받을까.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본 적 없던 정 부장의 함박웃음에 괜스레 마음이 무겁다. 평소 정 부장에게 사람 자체가 따분하다는 소릴 듣는 김 과장. 흡연실 구석에서 조용히 담배를 문 체 김 과장은 생각한다. ‘유머감각 키워주는 학원은 없나…’

직장인 자기계발 중 당당한 목소리와 함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스피치학원도 인기다. 보고나 회의 시, 자신 있는 목소리로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고 싶다는 직장인들의 바람이 늘면서 스피치 전문교육기관들이 호황을 누린다.

스피치학원에서는 다양한 트레이닝프로그램으로 직장인들의 화법을 키워준다. 실제 비즈니스 상황에서 요구되는 스피치부터 목소리 키우기, 사적인 대화자리에서 요구되는 능력, PPT 제작 및 발표력 등도 단련할 수 있다.

◆오후 6시

#. 퇴근이 임박한 시간. 외근 중이던 김 과장과 박 사원이 서둘러 회사로 복귀 중이다. 정 부장으로부터 스마트폰 SNS 메시지가 들어왔다. “김 과장, 오전에 정리한 회의자료 지금 바로 보내줘.” 김 과장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른다. 박 사원이 인근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펴더니 원격프로그램으로 김 과장의 컴퓨터에 접속해 능숙한 솜씨로 회의자료를 정 부장에게 전송한다.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김 과장은 일이 잘 마무리됐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의기양양하게 커피숍 문을 나서는 박 사원을 힘없이 바라본다.

현대사회에서 능숙한 컴퓨터 활용능력은 기본 업무소양과 별개로 필수로 여겨진다. 어떤 업무든지 기본적인 컴퓨터 사용능력을 갖췄다면 보다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직장인이라면 국비지원으로 컴퓨터학원 등록이 가능하다. 또한 무료동영상 강의 등으로 부족한 컴퓨터활용능력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강의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한편 직장인들은 회식과 저녁약속 등으로 퇴근 시간 이후도 매우 바쁘다. 특히 기혼자라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자기계발도 중요하지만 아침부터 강행군을 한 직장인들에게 퇴근 이후 시간은 휴식의 달콤함을 느끼는 중요한 시간이다.

물론 위에서 열거한 김 과장의 하루는 가상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이 중 1~2가지만 실천해도 직장인들에게는 소중한 자기계발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치열해진 경쟁사회 속 자기계발은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내일부터 출·퇴근시간에 멍한 상태로 있거나 음악만 듣는 나를 채찍질해보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