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대체투자] 부동산펀드·리츠 '저금리 비상구'
박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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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수들 사이에서 ‘대체투자’가 뜬다. 은행적금으로 만족스러운 이자를 받는 시대는 지났다. 주식과 채권도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에 발목잡혀 허우적대고 있다. 전통적인 재테크 방식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머니S>는 영화,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항공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대체투자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저금리 기조로 갈 곳 잃은 투심이 부동산 간접투자에 몰리고 있다. 특히 부동산펀드(REF) 및 리츠(REITs)가 새로운 대안투자처로 주목받는다.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며 투자자를 유인하고 있다.
◆부동산 펀드·리츠 평균수익률 5~8%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시장에서 운용 중인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28개다. 이 중 7개가 국내 부동산 기반 펀드이고 나머지 21개는 해외부동산 기반 펀드다. 국내부동산펀드 설정액은 5010억원, 해외부동산펀드는 1조147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직까지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개인투자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시중금리가 1%대까지 추락한 가운데 5%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안정적인 상품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져서다.
실제 부동산펀드 수익률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3년간 국내부동산펀드의 평균수익률은 4.68%, 해외부동산펀드는 8.2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부동산펀드 중 부동산임대펀드 평균수익률은 98.35%인 반면 부동산대출채권펀드는 -18.25%로 떨어졌다. 해외부동산펀드 중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의 평균수익률은 27.86%, 아태리츠재간접펀드는 16.98%, 일본리츠재간접펀드는 31.64%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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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부동산펀드는 크게 임대형, 대출형, 개발형, 경매형으로 분류된다. 임대형 펀드는 투자자의 자금으로 오피스·오피스텔·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사들여 여기서 나오는 월세를 다시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방식이다. 해외부동산펀드의 경우 임대형 펀드가 주를 이룬다. 대부분 해외에 상장된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펀드다.
리츠는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식의 부동산투자신탁이다.
부동산펀드와 리츠는 법률과 관할기관이 다르다. 리츠의 주무부처는 국토교통부로 부동산투자회사법에 근거를 두지만 부동산펀드는 금융위원회가 관련 부처이고 자본시장법에 근거한다. 법률과 관할기관이 서로 다르지만 상품의 특징은 유사하다. 또 맵스리얼티1, 맥쿼리인프라 등 부동산펀드와 마찬가지로 리츠도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
상장된 리츠로는 광희리츠, 케이탑리츠, 트러스제7호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은 1주당 5000원 내외로 100만원만 있어도 200주를 살 수 있다.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면서 리츠를 찾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올 2분기 말 기준 운용 중인 리츠는 총 142개, 19조866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지난해 평균 리츠 배당수익률은 8.1%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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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으로도 투자 가능… 완판 행진
사실 일반투자자가 부동산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투자금액이 크고 관리와 유지에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경우 전문가에 기댈 수밖에 없다. 세금 문제도 복잡하다. 소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펀드·리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에 금융사들은 올 들어 개인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자산가의 돈을 끌어모았다. 대부분의 상품이 판매 후 한달 이내에 완판됐다. 지난 4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신한금융이 PWM센터를 중심으로 판매한 부동산펀드는 한달 만에 100억원을 모집했다. 이 상품은 서울 인사동 쌈지길에 투자해 연 7~8%의 수익률을 목표로 움직이는 펀드다. 기관투자자 물량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금은 자산가의 통장에서 나온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7월에는 미래에셋증권이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에 투자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출시해 이틀 만에 목표액을 채웠다. 지난달에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오피스빌딩 4개동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 미국부동산공모펀드’ 완판에 성공했다.
최근 판매된 ‘신한BNPP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18호’는 총 220억원 모집에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상품은 서울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한 사모부동산펀드로 연 5~7%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신한금융은 전주 CGV전주고사 건물을 유동화한 상품을 내놓는 등 새로운 사모형식 부동산펀드를 준비 중이다.
해외부동산펀드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한두개의 상업용 건물에 투자하는 국내부동산펀드와 달리 해외부동산펀드는 수십~수백개의 부동산에 골고루 분산투자해 리스크를 쪼갠다.
◆실물 부동산 매각돼야 투자금 회수
은행 PB센터도 자산가에게 부동산 펀드·리츠를 새로운 포트폴리오로 추천한다. 장인태 신한PWM도곡센터 PB팀장은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던 부동산 간접투자에 대한 자산가의 관심이 높다”며 “과거에는 30억 이상의 수익형 부동산을 직접 매입했지만 수익형 부동산 가격이 크게 뛰면서 간접투자 방식에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서울시내에서는 50억원 이하의 수익형 부동산 매물을 찾기가 힘든 상황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부동산펀드는 자산운용사 등 여러 관계자가 참여하는 만큼 투자 성공에 따른 수익보상 부분이 직접투자에 비해 낮다. 무엇보다 만기시점에 자신이 투자한 부동산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장 팀장은 “만기에 다다라 투자한 돈을 찾으려면 실물 부동산이 매각돼야 하는데 부동산경기 위축 등으로 매각이 진행되지 않는 경우 원금이 묶인다”며 “유동성에 여유가 있는 투자자라면 좋은 값에 매각이 이뤄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다른 부담은 기본적으로 장기상품이란 점이다. 그는 “최소 3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며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대부분의 주식형펀드가 고르게 상승하는 것에 비해 부동산펀드는 편차가 훨씬 크기 때문에 투자자의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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