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가 1년 전 매수한 주식이 요즘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원금까지 깎이기 시작했다. 매도를 고려하라는 얘기도 듣지만 본전을 회복하고 빠져야겠다는 미련이 앞선다. 매도하는 순간 손실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투자하다 보면 수익이 날 때도 있고 반대로 손실이 발생할 때도 있다. 이때 투자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손실’이다. 투자자들은 이익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다. 단기적인 손실에 그치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보유한 주식이나 펀드의 가치가 장기간 하락하며 수익률이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경우 손실이 난 주식이나 펀드를 정리한 뒤 수익률이 좋을 만한 다른 종목에 투자하면 전반적인 손익현황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자의 성패는 자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배분하느냐와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렸다. 따라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시장전망에 따른 리모델링(리밸런싱)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황소.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황소. /사진=뉴시스 박영태 기자

◆주식, 변동성 따라 투자범위 확대

주식 리모델링은 어떻게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관련 지표를 점검하고 시세를 확인하는 등 공부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재무제표를 살펴보면서 분식회계처럼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악재가 없는지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떨어졌다면 리모델링을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말해 해당 주식을 팔고 그 자금으로 다른 유망종목에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투자환경의 변동성이 크다면 투자처의 범위가 확대된다. 이를테면 요즘과 같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대통령선거 등의 이슈로 증시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투자처를 주식으로 한정하는 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신흥국들의 불안을 높이는 가장 큰 요소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옐런 의장의 의지대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현재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우리나라가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등도 함께 따지는 게 현명한 투자일 수 있다.


또한 증시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MMF(머니마켓펀드) 등 대기성 자금으로 추가매수 기회를 노릴 필요도 있다. 투자금의 일부를 MMF에 넣어뒀다가 한국, 유럽, 중국의 주식시장이 조정받을 때 추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면 좋은 결과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

◆펀드, 자산재배분 전략으로 접근해야


# B씨의 국내주식형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언젠간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벌써 몇년째 묵혀둔 상품이다. 이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야 할 것 같은데 최적의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

펀드 리모델링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운용 중인 펀드를 점검하고 시장의 방향에 비춰 설정이 잘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매수한 펀드는 무조건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인 관리로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 모니터링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한다. 펀드의 방향설정이 잘못됐다면 리모델링을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손익계산서 작성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재산상태·수입·지출을 꼼꼼히 체크하고 최악의 경우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금리가 오르거나 내릴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투자 여력이 없다면 현재의 투자금을 원금으로 인식하고 반등을 기다려 환매·재투자로 수익률 회복을 노릴 것을 제안했다. 마켓타이밍이 아닌 투자자의 투자계획에 따른 자산재배분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환매도 투자전략의 일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환매전략은 주식시장의 전망에 따라 자산을 재분배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심해 시장 흐름이나 전망이 바뀌면 환매 여부의 갈림길에 선다.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손절매하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자산 리모델링] 주식·펀드 언제 사고팔까

◆서로 다른 위험 가진 투자처 선택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따져보고 현재 운용하는 펀드보다 나은 투자안이 있다면 방향을 바꾸는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시장은 항상 변수가 있고 예측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최소한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미래의 투자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수립할 때 한 투자처에만 집중하지 않고 서로 다른 위험을 가진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예컨대 최근에는 신흥국 경기지표와 원자재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과거 유사한 상황에서 주식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국가별 경기선행지수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점도 신흥국 투자요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채권형펀드에 주목했던 상황에서 이제 주식형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배분형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우수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택하고 주기적으로 리모델링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며 “위험부담을 낮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해 자산관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기준금리와 대통령선거에 따른 수혜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
-수출업종: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금융업종: 은행, 보험 등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힐러리 클린턴 당선 시: 신재생에너지, 병원, 의료시설, 의료보험, IT 등
-도널드 트럼프 당선 시: 화석연료, 대형보험사, 대형제약·바이오, 방위산업 등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