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여행 타입 중 여행상품의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즐겨찾는 '바겐 헌터족'이 39%를 차지했다. /자료제공=스카이스캐너
한국인의 여행 타입 중 여행상품의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즐겨찾는 '바겐 헌터족'이 39%를 차지했다. /자료제공=스카이스캐너

경제불황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운 제품 및 서비스가 소비시장의 대세로 자리한 가운데 한국인들은 여행에 있어서도 가성비를 따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여행가격비교사이트 스카이스캐너가 조사한 '2016 아태지역 여행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한국인 39%는 여행 준비 시 할인 이벤트 및 프로모션과 같은 스마트 소비를 즐기는 '바겐 헌터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치는 아태지역 10개 국가 중 가장 높았으며 전체 평균은 14%였다. 


이번 조사는 스카이스캐너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아태지역 여행객들의 소비 습관 및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10개국 여행객 875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인 여행객 중 바겐 헌터족이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난 연령대는 18~24세(46%)였다. 대부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 보다 저렴한 여행을 위해 발품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별로는 남성(40%)이 여성(37%)보다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스카이스캐너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한국인의 소비 습관이 국내 여행업계 성장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봤다. 불황에 스마트 소비와 가치 소비를 즐기는 한국인의 성향이 국내 저가항공의 노선 확대와 맞물려 해외여행객 증가로 이어진 것.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민은 1063만여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2% 늘었다.

한국인 여행객들은 합리적인 지출뿐 아니라 내실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은 '현지인들의 삶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행'(37%)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대자연과 모험을 즐기는 여행'(22%)을 두 번째로 꼽았다. 명소 방문과 같은 단순 관광(6%) 및 쇼핑 위주의 여행(5%)은 크게 선호하지 않았다.


여행을 계획할 때도 지인들의 조언을 받아 세심하게 준비했다. 여행 계획 시 가장 신뢰하는 여행 정보처로 '가족 및 지인'(37%)을 꼽았으며, '여행 블로그'(25%)와 '여행 게시판'(19%) 또한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스캐너 한국시장 담당자는 "해외여행도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한국인들의 소비 습관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수요 급증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