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기아차 미국법인이 2011~2014년식 옵티마 차량 보유자에게 보낸 안내문서.
지난 6월 기아차 미국법인이 2011~2014년식 옵티마 차량 보유자에게 보낸 안내문서.

현대자동차 쏘나타 세타2 엔진에 대한 소비자 보상이 미국에서 진행되며 내수차별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같은 엔진을 탑재한 기아차 K5(미국명 옵티마)도 미국에서 보증연장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머니S가 입수한 서류에 따르면 기아차는 지난 6월 미국에서 2011~2014년식 옵티마 소유주에게 10년·12만마일(약 20만km)의 보증연장을 실시했다. 이는 최근 현대차가 미국에서 실시한 쏘나타 엔진결함 집단소송에 대한 보상과 일치한다.


기아차 미국법인이 옵티마 소유주에게 보낸 이 문서에는 커넥팅로드(피스톤의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주는 장치) 마모로 인한 소음문제와 엔진 작동정지 가능성 등이 명시됐다. 이는 현재 논란이 되는 쏘나타의 엔진결함과 일치한다.

기아차 미국법인은 “만약 커넥팅로드가 마모되기 시작하면 노킹 소음이 날 것”이라며 “만약 이런 소음을 듣는다면 당장 기아차 딜러에게 찾아가 차량진단과 수리를 해야한다”고 적었다.


이는 일각에서 알려진 ‘미국 옵티마는 쏘나타와 생산공장이 달라 리콜과 무관하다’는 주장과 전면 배치된다. 기아차에 탑재된 세타2 엔진 역시 문제의 결함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

실제로 미국 자동차 온라인 불만접수 사이트 카컴플레인닷컴(www.carcomplaints.com)에는 2011~2014년식 옵티마의 엔진결함을 호소하는 글들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또한 미국 자동차 소송전문 로펌 오토디펙트로우그룹(Auto Defect Law Group)이 이와 관련 2011~2014년식 옵티마 소비자를 대상으로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다만 이런 사항이 국내에서 생산된 세타2 엔진의 문제를 증명하지는 못한다. 보상에 돌입한 엔진들이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된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옵티마에 탑재된 세타2 엔진 역시 알라바마 현대차 엔진공장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엔진이 기아차 조지아 공장으로 옮겨져 옵티마에 조립된다.

현대차는 YF쏘나타 리콜 및 보상 등에 대한 내수차별과 관련해 ‘알라바마 공장의 생산공정에 문제가 있었을 뿐 설계상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된 엔진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내수차별과 관련한 논란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정부의 검증을 통해 ‘설계상의 문제’임이 증명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최근 이 논란과 관련 국내에 판매된 세타2 엔진 결함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