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됐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에 출자했던 채권단이 출자지분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약 39%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고, 현대 측의 감자로 현대상선 내 오너일가 지분이 23.1%에서 1.0%로 줄어든 탓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그룹

이에 따라 21개 계열사, 자산총액 12조8000억원을 보유한 재계서열 30위 기업이 순식간에 12개 계열사, 자산총액 2조5643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자 공정위는 지난 10월20일 현대상선의 현대계열사 제외 요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매년 4월 발표하는 대기업집단 기준은 자산 10조원 이상이다. 다만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 규모가 7조원 미만으로 급격히 감소할 경우에는 정기 지정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지정 제외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1987년 자산규모 1위 기업이었던 현대그룹은 29년 만에 대기업집단에서 중견기업으로 간판을 바꿔 달게 됐다. 물론 이 과정에는 ‘현대’라는 기업이 오너일가 친족 분리로 현대그룹 외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으로 분사된 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현 회장의 경영 과실도 묵과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실제 현 회장은 2003년 남편 고 정몽헌 회장 사망으로 현대그룹을 물려받을 당시 현대아산·현대상선·현대증권 등 쟁쟁한 계열사를 거느렸지만 이후 경영 악화로 현대증권, 현대상선 등을 차례로 잃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회사 현대엘리베이터가 해외법인을 개척하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고 현대아산은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건설부문과 일반유통 등 다른 사업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며 "그룹 재건 작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