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성공'을 내달리는 푸드트럭의 비밀
시크걸·쿨가이의 '시시콜콜' / (122) 푸드트럭
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창업컨설팅경영학과 특임교수·백선아 경제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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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항영 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와 백선아 경제앵커가 만나 핫한 트렌드의 맥을 짚어 드립니다. 센스 있게 흐름을 읽어주는 미녀 앵커와 시크하게 경제 포인트를 짚어주는 훈남 전문가가 경제 이야기를 부드럽게 풀어냅니다. 세상 흐름 속 숨어있는 경제이야기를 함께하시죠.
일류 요리사 칼 캐스퍼는 레스토랑 사장에게 메뉴 결정권을 뺏기고 온라인에서 엄청난 팔로워를 보유한 음식평론가로부터 욕설이 담긴 비판을 받는다. 결국 일을 그만둔 요리사는 푸드트럭이라는 독특한 길을 택한다.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쿠바 샌드위치 메뉴를 판매한 그의 푸드트럭은 SNS마케팅 덕분에 큰 성공을 거둔다. 2015년 1월에 국내 개봉한 영화 <아메리칸 셰프>(American Chef)의 줄거리다.
최근 국내에서도 푸드트럭이 부쩍 늘고 있다. 학교 앞은 물론이고 축구·야구 경기장, 각종 축제마다 참신한 메뉴의 푸드트럭이 눈에 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들러서 먹던 푸드트럭을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명세를 탄 푸드트럭은 예약제로 운영될 정도다.
2014년 정부가 푸드트럭을 규제완화 대상으로 정하면서 합법화의 길이 열렸다. 2014년 8월 푸드트럭을 위한 자동차 튜닝 기준, 합법 영업 기준이 정해졌다. 이후 지난해 초에는 영업 가능한 장소를 명시한 푸드트럭 영업기준이 마련됐고 같은 해 10월 푸드트럭의 영업장소가 공용재산 및 지자체가 정하는 장소로 확대됐다.
현재 200여대가 ‘정식’ 영업허가를 받고 푸드트럭을 운영 중이다. 허가를 받지 않은 법외 푸드트럭은 3000여대로 추정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푸드트럭 2000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각종 규제 등을 덜어내고 있어 푸드트럭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문제가 됐던 이동영업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시장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푸드트럭 영업자가 한 장소에서 1~5년간 영업할 수 있는 허가만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특정지역이나 특정 축제기간에 푸드트럭존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사업자의 영업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여러 영업자가 자유롭게 이동하며 푸드트럭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명한 푸드트럭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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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시민들이 푸드트럭의 스테이크, 핫도그 등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
◆여기가 인기 푸드트럭존
국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푸드트럭존을 몇군데 소개하겠다. 먼저 한강공원의 밤도깨비 야시장이다. 해외 유명 야시장을 표방하며 생긴 밤도깨비 야시장은 푸드트럭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여의도와 DDP, 청계광장 등에서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린다.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리는 여의도 한강공원 밤도깨비 야시장에는 30개가 넘는 푸드트럭이 운영된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의 쿠바 샌드위치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푸드트럭 명소로 떠오르면서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받기 위해 30분씩 대기하는 진풍경도 펼쳐진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떠오른 건대 인근의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도 인기 푸드트럭존이다. 커먼그라운드 쇼핑몰의 광장 중심에 푸드트럭 김치버스와 핸인핸버거 등이 있다. 김치버스는 2011년부터 5년간 전세계 34개국 186개 도시에서 8만km에 육박하는 거리를 이동하며 김치 520kg을 소비한 전설적인 푸드트럭이다. 현재는 김치가 들어간 타코, 케사디야 등을 판매한다. 푸드트럭 핸인핸버거는 오리지널 버거와 치즈버거 단 두개의 수제버거로 인기를 끈다.
푸드트럭이 패스트푸드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수 있는 봉골레 파스타도 푸드트럭에서 맛볼 수 있다. 쌍문동에 위치한 푸드트럭 곰파곰파는 마치 라면이나 자장면을 간편하게 즐기듯 파스타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빵과 파스타가 어우러진 빠네 파스타를 컵에 담은 컵 빠네 메뉴를 단돈 4500원에 판매한다.
마카롱, 티라미수 등 디저트를 판매하는 푸드트럭도 있다. 아주대 근처에서 운영 중인 살롱 드 로즈는 장미꽃이 그려진 분홍색 푸드트럭으로 수제 마카롱 1개를 1500원에 판매한다. 기존 디저트가게보다 확연히 저렴한 가격이다. 디저트가 인기를 끄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에 많은 사람이 몰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외국에서 뜨고 있는 푸드트럭의 인기메뉴는 뭘까. 값도 비싸고 고급스러운 메뉴로 알려진 스테이크 푸드트럭이 성업 중이다. 몇만원짜리 스테이크를 단돈 몇천원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각종 야채, 밥과 함께 그릴에서 즉석으로 구운 스테이크가 가장 인기있다. 햄버거, 타코 등과 함께 테이크아웃 점심 메뉴로 인기리에 판매된다.
◆메뉴와 홍보가 성패 좌우
원래 푸드트럭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움직이는 식당이다. 19세기에 마차 형태의 식당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고 이후 1974년 멕시코 이민자가 LA길거리에서 타코를 파는 트럭을 운영한 것이 시초라고도 알려졌다.
이젠 푸드트럭에서 출발해 대박 레스토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최근 국내 강남역에 상륙해 화제를 모은 쉑쉑버거도 뉴욕의 한 공원에서 푸드 리어카로 시작했다. 참신한 메뉴 선정으로 고객들의 입맛만 사로잡는다면 한국에서도 제2의 쉑쉑버거가 나올 수 있다.
취재과정에서 만난 많은 국내 푸드트럭 사장도 새로운 메뉴개발에 고심 중이었다. 푸드트럭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소가 메뉴와 홍보이기 때문이다. 신선한 메뉴를 찾는 푸드트럭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한정식집에서 5년간 일하다가 푸드트럭을 오픈한 장진국 사장의 얘기를 소개한다.
차량 구입가격과 개조 비용을 합쳐 2000만원 후반대의 투자비용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지만 푸드트럭사업을 만만하게 보면 곤란하다고 한다. 장사장 먹방트럭의 주인장인 그는 소위 듣보잡 메뉴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삼겹살버거다.
푸드트럭 홍보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푸드트럭 소비자는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같은 SNS마케팅이 푸드트럭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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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마케팅을 할 때는 ‘지오 태깅’(Geo Tagging)이 필수적이다. 블로그나 SNS글에 검색어를 다는 태그(Tag)처럼 위치정보를 표시하는 것이다. 지오 태깅을 통해 전국을 누빌 푸드트럭의 위치를 알려 마케팅효과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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