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에도 주변 상권 ‘잠잠’, 아파트 매매도 없어


최근 찾은 수도권고속철도(SRT) 수서역 일대 부동산시장은 차분한 모습이었다. SRT 수서역은 다음달 9일 정식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로 분주했지만 인근 아파트나 오피스텔, 상권 등의 분위기는 대체로 무덤덤했다. SRT가 개통되면 직접 수혜지역인 동탄·평택에서 서울 강남권 접근성이 기존 1시간여에서 20분 내로 개선돼 이 지역 신규 분양시장은 흥행가도를 보였지만 정작 시발점인 수서역 일대 부동산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SRT 수서역. /사진=김창성 기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SRT 수서역. /사진=김창성 기자

◆교통 수혜지역 확대에 ‘반색’

“명절 때마다 부산에 내려가는데 내년부터는 서울역이나 용산역까지 안가고 집 근처에서 기차를 탈 수 있으니 편해졌어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사는 주부 강모씨는 SRT 수서역 개통에 반색했다. 남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들떠 있지만 강씨는 어차피 내 집도 아니고, 그냥 집 근처에서 부산까지 가는 교통수단이 생겼다는 게 마냥 뿌듯하다고 말했다. 


SRT 수서역 개통으로 서울 강남과 경기 동남부지역이 고속철도 수혜지역이 됐다. 동탄에서 수서까지 승용차와 광역버스로 40분~1시간30여분 걸리던 시간이 15분 안팎으로 줄었고 부산역까지는 KTX보다 8분가량 빠른 2시간13분 만에 주파한다.

지난 7일 찾은 SRT 수서역은 수도권에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선사하기 위한 마무리 공사로 분주했다. 역사 내부 공사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고 주변 조경과 역 앞 광장, 택시 승강장 공사 마무리도 정식 개통일까지 무리없어 보였다. 


출입이 통제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지만 유리창 너머 역사 안에는 짙은 와인색 유니폼을 입은 SRT 남녀 승무원들이 바삐 오가며 영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SRT 수서역 도보 3분 거리에는 지하철 수서역이 자리한다. 이곳은 3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환승역으로 SRT역과 연결될 지하통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하통로는 SRT 정식 개통일에 맞춰 개통될 예정이다.


지하철 수서역 인근의 한 상가 건물. /사진=김창성 기자
지하철 수서역 인근의 한 상가 건물. /사진=김창성 기자

◆평범한 상권, 분위기 ‘잠잠’

점심을 먹기 위해 지하철 수서역 사거리 주변 상권을 둘러봤다. 커다란 주상복합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가운데 흔한 밥집부터 중국집, 김밥집, 고깃집, 빵집, 술집, 햄버거가게, 편의점 등 흔히 볼 수 있는 상권이 자리했다. 지하철 수서역과 바로 연결된 한 건물 지하에도 대형마트를 비롯해 30여개의 가게가 입점해 활발한 상권을 형성했다.


주변을 둘러보다 대로변에 위치한 한 짬뽕전문점에 들어갔다. 다소 늦은 점심시간인 오후 1시쯤이었음에도 70여석 규모의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식사 뒤 바로 옆 햄버거가게와 커피숍, 빵집을 둘러봐도 역시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서역 주변에는 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의 주거지가 밀집해 있다. 또 인근 빌딩과 오피스텔 저층부에는 800여개가 넘는 크고 작은 기업에 1만여명 이상의 상주인구가 있어 활발한 상권을 유지할 고정수요가 탄탄하다. 


수서역 일대 상권은 평소 탄탄한 고정수요를 바탕으로 활발한 분위기를 띠지만 SRT 수서역 개통 효과는 잠잠하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서역 주변 상권은 탄탄한 고정수요가 있음에도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를 띠는 곳”이라며 “SRT 개통효과와 역 주변 추가 개발호재 기대감은 크지만 외부수요가 장시간 머물 만큼의 차별화된 상권은 아니라 그동안 큰 폭의 시세 변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수서역 인근에 자리한 한아름 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지하철 수서역 인근에 자리한 한아름 아파트. /사진=김창성 기자

◆차분한 분위기 속 아파트 시세 ‘꿈틀’

“SRT 개통 기대감에 매수 문의는 많은데 정작 팔 물건은 없습니다. 지금은 팔 시기가 아니라고 보는 거죠.”

수서역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수서역 인근 아파트·오피스텔 동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살 사람은 많은데 아직 추가 개발 요소가 남은 탓에 팔 사람이 좀 더 때를 기다리는 모양새라는 것이 그의 설명.

SRT 개통이 반영된 듯 주변 아파트 시세는 꿈틀댔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에 따르면 입주 24년 된 645가구 규모의 수서 삼익아파트 전용면적 84.48㎡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말 기준 7억9500만원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길 건너 입주 23년 된 498가구 규모의 한아름아파트 전용면적 97.63㎡는 8억6000만원의 평균 매매가를 형성 중이다. 이 아파트 역시 지난 1년 동안 9000만원 올랐다.

지난 8월 입주해 인근에서 가장 새 아파트인 강남더샵포레스트 전용면적 114.48㎡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 4일 기준 12억7500만원. 7~9월까지는 12억2500만원을 유지하다 지난달 들어 5000만원이 뛰었다.

이에 대해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SRT 개통 기대감에 최근 시세가 꿈틀댄 건 사실이지만 타 지역의 철도 개발 호재에 비하면 오름폭이 크지 않다”며 “특히 수서역 일대는 강남에서도 외곽 지역이기 때문에 주거 여건이 쾌적한 것 빼고는 장점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세가 싸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