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장 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자동차 전장 부품기업 하만을 통째로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가는 80억달러(약 9조3600억원)로 국내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하만을 품으면서 발생하는 시너지가 투자금 이상의 가치를 가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최근 인수한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솔루션업체 비브랩스와 시너지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하만의 오디오·커넥티드카 기술에 음성인식 솔루션을 더하면 자동차 전장 사업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여기에 삼성전자가 보유한 5G 통신, OLED 등의 기술까지 융합하면 완벽에 가까운 스마트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사측의 판단이다.

삼성전자는 하만 M&A 발표 뒤 미국에서 가진 기업설명회에서 두 회사의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 실패의 쓴맛을 본 완성차 제조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 삼성전자 전략 담당 최고책임자(사장)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하만과 공동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와 하만은 ‘커넥티비티’를 극대화하는 솔루션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완성차 제조에는 뛰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삼성자동차 출신 박종환 부사장을 팀장으로 30여명으로 이뤄진 전장사업팀을 꾸렸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M&A로 단숨에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게 됐다.


하만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텔레매틱스는 2위다. 전체 사업에서 전장 사업 매출 비중이 65%에 달하는 전장 사업 전문기업이다.

손 사장은 “휴대폰이 피쳐폰에서 복잡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듯이 자동차의 미래도 스마트 테크놀로지와 연결성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의 발전 속에서 새로운 수요와 기회를 발견했고 삼성전자와 하만의 협업으로 스마트카 에코시스템에 1등 솔루션 공급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