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태생적 한계 고척스카이돔, '지하 푸드몰' 결국 영업중단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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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업체-점주협의회 갈등 속 서울시설공단?뒷짐만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 내 지하푸드몰이 결국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영업 중단을 맞았다. 지하푸드몰 점주협의회(협의회) 측은 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이 수개월이나 밀린 정산금을 차일피일 미루며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컬쳐리퍼블릭 측은 상가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선다. 양측의 대립이 첨예하지만 돔구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뒷짐만 지고 있다.
◆협의회 “차일피일 미룬 정산금에 생계위협”
최근 협의회에 따르면 올 초 공단과 상가 운영 계약을 체결한 컬쳐리퍼블릭은 자사 직영점은 열지도 않은 채 타 점주들에게 계약해지를 운운하며 영업 행위를 강요했다.
이에 점주 협의회 측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입점해 영업했지만 컬쳐리퍼블릭은 점주들의 매출을 동의없이 유용했고 급기야 수개월치 정산금을 차일피일 미루며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또 관리비를 공제하고도 제때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아 공과금까지 수개월 체납돼 언제 단전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협의회 회장 진모씨는 “점주들은 전 재산을 투자하고 대출까지 하는 등 생계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지만 컬쳐리퍼블릭의 횡포에 위기상황에 놓였다”며 “공단과의 계약주체가 컬쳐리퍼블릭이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쫓겨날 수도 있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의 상가운영 주체는 컬쳐리퍼블릭이다. 30개의 각 매장 포스시스템이 컬쳐리퍼블릭 전산과 연결돼 상가에서 발생되는 매출이 모두 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에게 넘어간다.
컬쳐리퍼블릭은 매달 1~30일까지의 매출에서 15~20%가량의 수수료를 떼고 다음달 10일 정산해 각 상가 점주들에게 수익을 되돌려 준다.
공공건물이기 때문에 전전대(기존 전세권자나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전세나 월세를 놓는 것)가 안된다는 금지조항도 있다. 때문에 이들은 사업장을 따로 받지 못하고 공동운영계약서를 작성해 입주했다.
계약 당시 컬쳐리퍼블릭은 5년 계약을 했고 여기 들어온 점주들은 자동으로 5년간 의무적으로 장사를 해야한다. 하지만 컬쳐리퍼블릭이 제때 정산을 해주지 않아 점주들이 위기에 놓였다는 게 협의회 측 주장이다.
이들은 지난 7월경에도 한차례 영업을 중단했으며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이돌가수 방탄소년단 공연 때부터 무기한 휴점을 이어가고 있다. 총 30개 업체 중 20여개 업체가 협의회를 구성해 컬쳐리퍼블릭 측에 맞서고 있다.
협의회 측은 이곳에 들어와 모두 27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도 정산금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컬쳐리퍼블릭 측이 적반하장으로 나와 강서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장도 제출했다고 말한다.
협의회 회장 진모씨는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상당부분 컬쳐리퍼블릭 측의 과실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줄줄이 잡힌 실내 공연 등 겨울철 대목임에도 이를 포기하고 휴점에 들어간 저희 마음이 오죽 하겠냐”고 토로했다.
◆운영업체 “매출이 안나오는데 어떻게 정산하나”
“저도 억울합니다. 매출이 안 나오는데 제가 무슨 수로 정산금을 지급합니까?”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 운영업체 컬쳐리퍼블릭의 대표인 강모씨는 자신도 억울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컬처리퍼블릭이 점주들에게 정산을 제때 못해준 건 사실이다. 이는 상가 매출이 낮아 매달 5000만원가량 되는 고정 지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 점포 당 한달에 꼬박 팔아야 200만~300만원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들에게 15~20%가량의 수수료를 안 떼고 정산금을 전부 줘도 재료비 등 자체 고정 지출을 빼면 손익분기점을 절대 넘을 수 없다는 게 강씨의 주장이다.
그는 “연 4억4800여만원의 월세로 첫해 계약을 했으니 부가세 등을 계산하면 대략 월세는 3800여만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전기·가스비 등이 한 달에 4000만~5000만원 정도라 한 달에 적어도 9000만~1억원 정도의 매출이 나와야 그나마 감당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매출이 가장 높았던 때가 지난 8월 1억7500만원 정도였는데 나머지 달은 2000만~5000만원 선에 불과해 부채만 늘었다. 상가가 문을 닫는 바람에 이마저도 전부 제가 부담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억울해 했다.
강 대표는 협의회 측에 섭섭함도 토로했다.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은 공동사업장으로 운영 계약이 돼 있는 공동운명체라 자신은 같이 상생 방안을 고민해 보자고 설득했지만 협의회 측은 오히려 자신에게 모든 걸 떠넘기며 “그건 당신이 할 일”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점주들과 상가 계약당시 상권 위치와 특성 등을 고려해 입점업체 구성에 대한 조언을 했음에도 점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본인이 원하는 업종으로 밀어부친 것도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강씨는 “저의 분석이 100% 옳진 않지만 다른 경기장과 달리 이곳은 지하푸드몰과 경기장 연결통로가 떨어져 있어 집객력에 단점을 지닌다”며 “그럼에도 직접 계약했고 적어도 본인들이 매장 종류를 선택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손님을 유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손 놓고 있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가 위치가 상대적으로 안 좋지만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어 시간을 갖고 같이 고민하며 대화로 풀 생각을 해야 하는데 협의회 측은 모든 걸 제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며 “그동안 이들이 보인 무단 휴점은 충분한 계약해지 사유이지만 저는 계속 기다렸고 지금이라도 대화로 풀 용의가 있다. 지금 힘든 것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를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 갈등에도 뒷짐만 진 서울시설공단
“공단과 컬쳐리퍼블릭이 상가 운영계약을 체결한 건 맞지만 분쟁이 생긴 만큼 자체적인 계약해지보단 법리적 판단에 맞길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돔구장 운영처 관계자는 협의회와 컬쳐리퍼블릭의 분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정산이 제때 안 돼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 분쟁은 당사자 간 해결할 내용이지 공단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
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직접 나서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중간에서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공단 관계자는 “매출 부진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합의를 이끌어 내진 못했다”며 “계약서에 운영상 문제가 생기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일부 매장은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적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일부 점포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당초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매장도 있고 협의회에 가입했다 탈퇴한 매장도 있다. 공단 측은 공동 계약이기 때문에 전체 영업이 중지되지 않는 이상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컬쳐리퍼블릭 측이 점주들의 매출을 개인돈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공단 측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부분도 아니고 민사상이나 형사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며 공단이 나서서 사법권을 휘두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측에서 형사 고발을 한 만큼 결과에 따라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뜻을 분명히 했지만 현재는 아니라는 뜻이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도 마냥 손 놓고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는 건 아니다. 이러다간 공멸한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입장을 조율 중이지만 서로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계속 틀어지고 있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중재에 나선 만큼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극복하지 못한 태생적 한계
“그 좁은 땅에 야구장을 구겨 넣었으니 이런 사단이 날 수 밖에 없죠.”
고척스카이돔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씁쓸해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고척스카이돔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곳이다. 서울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최악의 교통체증 유발 지역의 정점에 야구장을 지었고, 이마저도 몇번이나 설계를 변경하며 시민들의 세금을 허공에 날렸다. 주변 도로를 넓히고 통행로 등을 정비하며 시설 개선에 힘썼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넘진 못했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수(492면)를 더 넓힐 수도 없는 입지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도 따지고보면 지하푸드몰 접근성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 설계의 후과로 추정된다.?
건설 당시부터 수차례 변경된 설계임에도 지하푸드몰로 들어가는 입구는 주차장 쪽 진입로를 제외하면 하나뿐이다. 또 야구장 주 출입구와 지하푸드몰 입구는 붙어있지만 지하푸드몰과 관중석을 바로 연결하는 통로가 없다.
지하푸드몰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 있지만 3층 스카이박스 전용이다. 2층 일반관람석에 정차한다 해도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지하푸드몰과 관람석으로 실어 나르기에 엘리베이터 한 대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고척스카이돔은 당초 부지 선정부터 설계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태생적 한계를 전혀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개장 초기에 지적된 관람석 시설 개선에는 힘썼지만 지하푸드몰 활성화를 위해 집객력을 높일 방안은 전혀 강구되지 않았다. 지하푸드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시설 리모델링 방안이 논의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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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 내 지하푸드몰이 결국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영업 중단을 맞았다. 지하푸드몰 점주협의회(협의회) 측은 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이 수개월이나 밀린 정산금을 차일피일 미루며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컬쳐리퍼블릭 측은 상가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라고 맞선다. 양측의 대립이 첨예하지만 돔구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은 뒷짐만 지고 있다.
◆협의회 “차일피일 미룬 정산금에 생계위협”
최근 협의회에 따르면 올 초 공단과 상가 운영 계약을 체결한 컬쳐리퍼블릭은 자사 직영점은 열지도 않은 채 타 점주들에게 계약해지를 운운하며 영업 행위를 강요했다.
이에 점주 협의회 측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입점해 영업했지만 컬쳐리퍼블릭은 점주들의 매출을 동의없이 유용했고 급기야 수개월치 정산금을 차일피일 미루며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협의회의 주장이다.?
또 관리비를 공제하고도 제때 관리비를 납부하지 않아 공과금까지 수개월 체납돼 언제 단전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협의회 회장 진모씨는 “점주들은 전 재산을 투자하고 대출까지 하는 등 생계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지만 컬쳐리퍼블릭의 횡포에 위기상황에 놓였다”며 “공단과의 계약주체가 컬쳐리퍼블릭이기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쫓겨날 수도 있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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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의 상가운영 주체는 컬쳐리퍼블릭이다. 30개의 각 매장 포스시스템이 컬쳐리퍼블릭 전산과 연결돼 상가에서 발생되는 매출이 모두 운영업체인 컬쳐리퍼블릭에게 넘어간다.
컬쳐리퍼블릭은 매달 1~30일까지의 매출에서 15~20%가량의 수수료를 떼고 다음달 10일 정산해 각 상가 점주들에게 수익을 되돌려 준다.
공공건물이기 때문에 전전대(기존 전세권자나 임차인이 다른 사람에게 전세나 월세를 놓는 것)가 안된다는 금지조항도 있다. 때문에 이들은 사업장을 따로 받지 못하고 공동운영계약서를 작성해 입주했다.
계약 당시 컬쳐리퍼블릭은 5년 계약을 했고 여기 들어온 점주들은 자동으로 5년간 의무적으로 장사를 해야한다. 하지만 컬쳐리퍼블릭이 제때 정산을 해주지 않아 점주들이 위기에 놓였다는 게 협의회 측 주장이다.
이들은 지난 7월경에도 한차례 영업을 중단했으며 지난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아이돌가수 방탄소년단 공연 때부터 무기한 휴점을 이어가고 있다. 총 30개 업체 중 20여개 업체가 협의회를 구성해 컬쳐리퍼블릭 측에 맞서고 있다.
협의회 측은 이곳에 들어와 모두 27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도 정산금을 받지 못했지만 오히려 컬쳐리퍼블릭 측이 적반하장으로 나와 강서경찰서에 정식으로 고소장도 제출했다고 말한다.
협의회 회장 진모씨는 “정식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법률자문을 받은 결과 상당부분 컬쳐리퍼블릭 측의 과실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줄줄이 잡힌 실내 공연 등 겨울철 대목임에도 이를 포기하고 휴점에 들어간 저희 마음이 오죽 하겠냐”고 토로했다.
◆운영업체 “매출이 안나오는데 어떻게 정산하나”
“저도 억울합니다. 매출이 안 나오는데 제가 무슨 수로 정산금을 지급합니까?”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 운영업체 컬쳐리퍼블릭의 대표인 강모씨는 자신도 억울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컬처리퍼블릭이 점주들에게 정산을 제때 못해준 건 사실이다. 이는 상가 매출이 낮아 매달 5000만원가량 되는 고정 지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 점포 당 한달에 꼬박 팔아야 200만~300만원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한다. 그들에게 15~20%가량의 수수료를 안 떼고 정산금을 전부 줘도 재료비 등 자체 고정 지출을 빼면 손익분기점을 절대 넘을 수 없다는 게 강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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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연 4억4800여만원의 월세로 첫해 계약을 했으니 부가세 등을 계산하면 대략 월세는 3800여만원이다. 여기에 관리비, 전기·가스비 등이 한 달에 4000만~5000만원 정도라 한 달에 적어도 9000만~1억원 정도의 매출이 나와야 그나마 감당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매출이 가장 높았던 때가 지난 8월 1억7500만원 정도였는데 나머지 달은 2000만~5000만원 선에 불과해 부채만 늘었다. 상가가 문을 닫는 바람에 이마저도 전부 제가 부담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억울해 했다.
강 대표는 협의회 측에 섭섭함도 토로했다.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은 공동사업장으로 운영 계약이 돼 있는 공동운명체라 자신은 같이 상생 방안을 고민해 보자고 설득했지만 협의회 측은 오히려 자신에게 모든 걸 떠넘기며 “그건 당신이 할 일”이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한다.
특히 그는 점주들과 상가 계약당시 상권 위치와 특성 등을 고려해 입점업체 구성에 대한 조언을 했음에도 점주 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본인이 원하는 업종으로 밀어부친 것도 매출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강씨는 “저의 분석이 100% 옳진 않지만 다른 경기장과 달리 이곳은 지하푸드몰과 경기장 연결통로가 떨어져 있어 집객력에 단점을 지닌다”며 “그럼에도 직접 계약했고 적어도 본인들이 매장 종류를 선택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해서 손님을 유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손 놓고 있는 모습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상가 위치가 상대적으로 안 좋지만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어 시간을 갖고 같이 고민하며 대화로 풀 생각을 해야 하는데 협의회 측은 모든 걸 제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며 “그동안 이들이 보인 무단 휴점은 충분한 계약해지 사유이지만 저는 계속 기다렸고 지금이라도 대화로 풀 용의가 있다. 지금 힘든 것만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를 위해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 갈등에도 뒷짐만 진 서울시설공단
“공단과 컬쳐리퍼블릭이 상가 운영계약을 체결한 건 맞지만 분쟁이 생긴 만큼 자체적인 계약해지보단 법리적 판단에 맞길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돔구장 운영처 관계자는 협의회와 컬쳐리퍼블릭의 분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정산이 제때 안 돼 운영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번 분쟁은 당사자 간 해결할 내용이지 공단이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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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관계자는 공단이 직접 나서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중간에서 양측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공단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공단 관계자는 “매출 부진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합의를 이끌어 내진 못했다”며 “계약서에 운영상 문제가 생기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일부 매장은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적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고척스카이돔 지하푸드몰을 방문했을 때 대부분의 점포가 문을 닫았지만 일부 점포는 영업을 하고 있었다. 당초 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매장도 있고 협의회에 가입했다 탈퇴한 매장도 있다. 공단 측은 공동 계약이기 때문에 전체 영업이 중지되지 않는 이상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컬쳐리퍼블릭 측이 점주들의 매출을 개인돈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공단 측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부분도 아니고 민사상이나 형사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며 공단이 나서서 사법권을 휘두를 순 없다고 설명했다. 협의회 측에서 형사 고발을 한 만큼 결과에 따라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취할 뜻을 분명히 했지만 현재는 아니라는 뜻이다.
공단 관계자는 “우리도 마냥 손 놓고 너희끼리 알아서 하라는 건 아니다. 이러다간 공멸한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입장을 조율 중이지만 서로 감정이 격해지다보니 계속 틀어지고 있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중재에 나선 만큼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극복하지 못한 태생적 한계
“그 좁은 땅에 야구장을 구겨 넣었으니 이런 사단이 날 수 밖에 없죠.”
고척스카이돔 인근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씁쓸해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고척스카이돔은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곳이다. 서울시내에서도 손꼽히는 최악의 교통체증 유발 지역의 정점에 야구장을 지었고, 이마저도 몇번이나 설계를 변경하며 시민들의 세금을 허공에 날렸다. 주변 도로를 넓히고 통행로 등을 정비하며 시설 개선에 힘썼지만 현실적인 한계를 넘진 못했다. 턱없이 부족한 주차장수(492면)를 더 넓힐 수도 없는 입지다.
이번 분쟁의 출발점도 따지고보면 지하푸드몰 접근성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 설계의 후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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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당시부터 수차례 변경된 설계임에도 지하푸드몰로 들어가는 입구는 주차장 쪽 진입로를 제외하면 하나뿐이다. 또 야구장 주 출입구와 지하푸드몰 입구는 붙어있지만 지하푸드몰과 관중석을 바로 연결하는 통로가 없다.
지하푸드몰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 있지만 3층 스카이박스 전용이다. 2층 일반관람석에 정차한다 해도 1만명이 넘는 관람객을 지하푸드몰과 관람석으로 실어 나르기에 엘리베이터 한 대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고척스카이돔은 당초 부지 선정부터 설계에 이르기까지 잘못된 태생적 한계를 전혀 해소하지 못한 것이다. 개장 초기에 지적된 관람석 시설 개선에는 힘썼지만 지하푸드몰 활성화를 위해 집객력을 높일 방안은 전혀 강구되지 않았다. 지하푸드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시설 리모델링 방안이 논의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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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머니S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