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앨런 머스크, 태양광 수직계열화 성공할까


/자료사진= 테슬라 홈페이지
/자료사진= 테슬라 홈페이지
내년 상반기 국내진출을 선언한 테슬라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 2014년 세계 최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공장인 '기가팩토리'를 지으며 배터리산업에 진출한 테슬라는 최근 주주들로부터 ‘솔라시티’ 인수를 승인받았다.

솔라시티는 태양광사업이 주력인 에너지서비스 회사다. 영화 <아이언맨>의 모델로 유명한 앨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의 주식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솔라시티를 인수하면 테슬라는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테슬라의 ESS인 파워팩에 저장하고 이를 테슬라 자동차의 동력으로 사용하는 ‘큰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우호적이지 않다. 테슬라에 대한 의구심이 가득하다. 머스크의 믿기지 않는 성공신화에는 ‘보조금 사냥꾼’이라는 비아냥부터 모델3의 생산능력에 대한 의심까지 수많은 논란들이 언제나 따라왔다. 머스크가 이번에도 아이언맨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까.


◆ 솔라시티 합병, 트럼프 리스크에 시장은 부정적

솔라시티는 테슬라와 합병 직후 블로그를 통해 대형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마치 자신의 인수가치를 증명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솔라시티가 밝힌 계획은 남태평양에 있는 한 작은 섬 전체를 태양광 발전으로 유지한다는 것. 테슬라는 미국령인 아메리칸사모아의 ‘타우’(Ta'u)라는 섬에서 필요전력의 100%를 솔라시티의 태양광패널과 테슬라 배터리를 통해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600여명이 거주하는 이 섬은 기존에는 배로 디젤연료를 들여와 발전기를 가동함으로써 전기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아메리칸사모아 당국과 미국 환경청(EPA) 등의 비용 지원을 받아 솔라시티가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더 이상 이 섬에 디젤연료 발전기의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 


이렇게 실제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음에도 머스크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거둬지지 않는다.


솔라시티가 ‘타우’(Ta'u)섬에 설치한 태양광패널(위)과 배터리. /자료사진=솔라시티 블로그
솔라시티가 ‘타우’(Ta'u)섬에 설치한 태양광패널(위)과 배터리. /자료사진=솔라시티 블로그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악재다. 전기차와 태양광에너지 산업 모두가 중대한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와 솔라시티 둘다 연방 정부의 세제 혜택과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런 인센티브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에서 EPA 업무 인수를 맡은 마이런 에벨(Myron Ebell)은 석유산업 활성론자로 연방정부의 전기차 지원 중단을 주장해온 인물이다. 테슬라와 솔라시티가 자생력을 갖추지 않으면 트럼프 정부 하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테슬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생각보다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미국의 정책방향을 한번에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솔라시티 인수과정에서 일부 테슬라 주주들이 머스크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곡절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85%의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온 것은 머스크의 비전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가 건재한 증거로 여겨진다.

◆양산시기 맞추기 어려워… 우리나라선 보조금에 고전 예상


솔라시티와는 별개로 테슬라는 모델3 양산시기 맞추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슬라 최초의 보급형 모델인 모델3는 지난 4월 사전예약을 시작한 이후 전세계에서 40만대 가까이 예약됐다.

모델3의 예약주문 고객들은 2017년 말로 예정된 출시 이후 예약 순서에 따라 차를 받게 된다. 테슬라는 2017년 말부터 2018년 중반까지 현재 예약한 40만여명에 대한 차량 공급을 모두 마친다는 목표다. 이후 2020년까지 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업계는 테슬라의 계획이 실현되기 어렵다고 예상한다. 


테슬라는 최근 독일 생산자동화설비업체 그로만 엔지니어링을 인수하며 양산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렇지만 기가팩토리와 솔라시티 인수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산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게다가 모델S에서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던 사망자가 속출하고 갖가지 결함 논란이 불거지며 사전예약자들이 실제 구매시기에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 진출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테슬라는 오는 29일 스타필드 하남에 첫 전시장을 오픈한다. 하지만 정식으로 모델S를 국내출시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의 승인을 받는데 차질이 빚어지면서 예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수입차 제작자 등록을 신청했다 서류 미비로 재신청 절차를 밟고 있고, 환경부의 배기가스 인증, 산업통상자원부의 연비 인증도 시험 단계에 불과해 예상보다 많은 시일이 필요한 상태다. 첫 모델인 모델S는 국내 보조금을 포기하고 도입될 예정이라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도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