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터크래프트KW27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원터크래프트KW27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스노우타이어’로 알려진 겨울용타이어. 그동안 눈이 올 때만 필요한 제품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엔 수입차 운전자를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타이어회사들도 공급부족사태를 겪지 않기 위해 여름철부터 미리 사전예약을 받아 수요조사에 나선다.

타이어업계에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겨울용타이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이유가 국산차와 수입차의 몇가지 차이점 때문이라고 본다.

우선 국산자동차는 앞바퀴 굴림방식(전륜구동)이 많지만 수입차는 뒷바퀴 굴림방식(후륜구동)이 많다. 엔진 힘을 전달하는 구동축과 방향전환을 담당하는 조향축이 같은 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길에서도 다루기가 쉽다. 후륜구동차는 구동축과 조향축이 달라 미끄러운 길에 취약한 편이다. 제네시스 등 최근 출시되는 고급 국산차도 후륜구동을 쓰는데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게다가 국산차는 사계절용 제품을 주로 쓰지만 수입차는 여름용 타이어를 장착한 경우도 적지 않아 겨울철엔 반드시 겨울용으로 바꿔줘야 한다.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내에선 겨울용타이어의 필요성에 의문이 들었다고 볼 수 있다.

겨울엔 겨울용 타이어를 끼워야 한다 /사진=브리지스톤 제공
겨울엔 겨울용 타이어를 끼워야 한다 /사진=브리지스톤 제공

◆사계절용이면 충분하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사계절용타이어는 기온이 영상 7도 이하로 떨어지면 고무가 경직된다. 겨울철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주행시 소음이 커지는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겨울철엔 최고기온이 아니라 최저기온을 중심으로 타이어를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겨울용타이어는 흔히 쓰는 사계절용타이어와 고무 배합이 다르다. 발포고무나 실리카를 사용해 접지력과 배수성을 높이는 건 물론 낮은 기온에서도 부드러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블록이 깊고 고무가 부드러워서 날씨가 따뜻할 땐 쓰지 않는 게 좋다. 흔들림이 크고 오히려 제동거리도 늘어난다.


도로에 닿는 트레드 디자인도 다르다. 노면 접지력을 우선한 디자인이며 트레드엔 수많은 사이프(타이어 트레드 블록의 미세한 선)가 있어서 겨울철 노면을 움켜쥐는 성능을 극대화했다. 최근엔 고속주행이 가능한 제품이 출시된다.

겨울철 눈길이나 빙판길은 일반 노면보다 4배에서 8배 더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데다 얼음 위를 지날 때 얇은 수막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겨울용 타이어는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장착하고 3월까지 장착하는 편이 좋다. 특히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3월은 일교차가 커서 노면에 얼음이 가득한 경우가 잦다. 매연과 각종 때가 찌든 블랙아이스로 인한 사고도 이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사계절용 제품과 겨울용 제품의 겨울철 제동성능도 차이가 크다. 시속 40km로 주행 시 사계절용타이어는 약 40m나 미끄러졌지만 겨울용타이어는 20m가 채 되지 않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눈길 교통사고를 경험한 운전자 10명 중 8명은 겨울용타이어를 장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용타이어를 장착한 운전자는 경미한 사고에 그쳤지만 그렇지 않은 운전자는 교통사고 피해를 크게 입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타이어에 스터드(못)가 박힌 제품은 쓸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윈터크래프트 KW27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윈터크래프트 KW27 /사진=금호타이어 제공

◆겨울용타이어, 주의사항은…

겨울용타이어는 공기압을 평소보다 더 자주 체크해야 하며 체인과 달리 네 바퀴 모두를 바꿔주는 게 좋다. 앞바퀴에만 장착했을 땐 뒷바퀴 접지력이 떨어져서 코너를 돌 때 차 뒷부분이 바깥으로 밀려날 수 있고, 뒷바퀴에만 장착했을 땐 조향이 어려울 수 있다.

타이어는 가급적 타이어 휠에 끼운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휠이 타이어가 변형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타이어를 다시 끼울 땐 앞뒤 타이어의 위치를 바꿔주면 타이어 수명을 조금 더 늘릴 수 있다.

아울러 업체들이 제공하는 타이어 보관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겨울용 타이어를 구매한 소비자의 일반타이어를 동절기 동안 보관해주고, 겨울이 지나 다시 일반 타이어로 교체할 때 겨울용 타이어를 보관해주니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