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모래나 눈길 빠져나오는 '버튼'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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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자신감은 위기를 부른다. 사진은 진흙탕 길을 돌파하는 혼다 파일럿 /사진=혼다 제공 |
SUV를 타고 드넓은 백사장을 달리며 파도와 맞서고 모래 위에 멋진 바퀴자국을 남기는 모습. 또는 쌓인 눈을 거침없이 헤쳐 나가는 모습. CF나 영화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무심코 따라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추억을 남기게 된다.
요즘 나오는 자동차들은 전자장비가 차체의 자세를 제어한다. VDC나 ESC, ESP, DSC 등 회사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동차의 자세를 제어하는 전자장비라는 점은 같다. 일반적으로 이런 전자장비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힘을 빼는 방식으로 위험에 대비한다.
주행 중 한쪽 바퀴만 미끄러질 땐 TCS(트랙션컨트롤시스템, 자세제어장치에 포함)가 개입해 차의 자세를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양쪽 바퀴가 모두 미끄러울 때다. 양쪽이 모두 헛도는 상황이라면 전자장비들은 오히려 엔진 힘을 빼며 구동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 때는 오히려 VDC 등 전자제어장치를 강제로 끔으로써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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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힘이 필요할 땐 VDC, ESC 등의 차제자세제어장치를 끄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탈출할 수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
◆눈더미나 모래에 빠졌을 때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위험에 처했을 때는 차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사륜구동 SUV는 4x4 lock(4WD lock 등) 기능이 있다. 버튼을 눌러 기능을 활성화 하면 엔진 힘을 네 바퀴 모두에 똑같이 나눠줄 수 있어서 접지력이 높아진다. 험로를 주행하거나 미끄러운 길에서 효과적이다.
사륜구동차임에도 이런 기능이 없다면 일반적인 승용차나 2WD SUV와 마찬가지로 VDC 등 자세제어시스템을 꺼야 구동력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의 버튼을 눌러 시스템을 끄는 것만으로도 가벼운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셈이다.
여전히 차가 꼼짝하지 않고 바퀴가 헛돈다면 더 이상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게 좋다. 바퀴가 돌며 오히려 구덩이를 파기 때문에 탈출하는 데 역효과가 난다. 특히 후륜구동차라면 더욱 빠져나오기 어려워진다.
이 때 먼저 할 행동은 차에서 내려 바퀴 주변의 모래나 눈을 파내는 것이다. 바퀴가 굴러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생각보다 꽤 많이 파내야 한다.
바퀴의 접지력이 여전히 낮은 상태이므로 마찰력을 높여줄 물건을 바퀴 아래 깔아주는 게 중요하다. 주변을 살펴 나뭇가지나 거친 돌 등을 많이 구해 구동바퀴(주로 앞바퀴) 아래와 나아갈 길에 놓아두면 빠져나오기 쉽다. 이 때 누군가가 차를 뒤에서 밀어주면 더욱 좋다. 단 자동차의 창문은 꼭 닫아야 모래나 눈이 차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다.
만약 지금까지의 노력처럼 사람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다면 심각한 상황에 처한 것이니 반드시 다른 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마른 모래나 깊은 눈더미는 견인차를 불러도 해결하기 어렵다. 굴착기나 트랙터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요즘 나오는 차들은 대개 앞범퍼나 뒷범퍼에 견인고리를 설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견인과정에서 차가 상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끌어낼 수 있게 하는 금속 재질의 고리다. 사용법을 익혀두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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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을 즐기고 싶더라도 안전이 우선이다. 사진은 볼보 XC90 /사진=볼보자동차 제공 |
◆미끄러운 길 운전은 ‘최대한 부드럽게’
미끄러운 길에선 무조건 천천히, 부드럽게 운전하는 게 좋다. 전자제어장치는 반드시 켜놔야 차의 자세가 올바르게 유지된다. 가속페달은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밟고, 코너에 진입할 땐 속도를 충분히 줄인 다음 방향을 틀어야 차 뒷부분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멈춰 설 때도 미리 살살 밟아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풋브레이크와 엔진브레이크를 함께 쓰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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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