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가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대기업의 전경련 이탈 러시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극우보수단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에 이어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 모금 창구 역할을 하며 정경유착 진원지로 지목된 전경련의 미래가 쇄신보다는 해체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KT는 지난 6일 재벌총수 9인이 참석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직후 전경련 측에 “내년부터 회원사로 활동하지 않겠다”고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했다. LG는 27일 오전 전경련에 “올해 말까지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사진=뉴스1

삼성과 SK도 오너 경영자가 탈퇴 의사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만큼 조만간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SK, LG가 전경련에 내는 회비는 연간 150억원 정도로 전체 기업 회비의 3분의1 이상 차지하고 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탈퇴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의 탈퇴까지 이어지면 전경련은 내년부터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짙다.

전경련 측은 내년 2월 정기 총회 이전까지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주요 대기업들이 협조를 하지 않아 쇄신 관련 논의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런 사태를 만든 장본인인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전경련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데 제대로 쇄신이 이뤄질지 의문”이라며 “주요 대기업이 추가로 이탈하게 되면 정기 총회 이전에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