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조원 대 1254조원. 한국제약협회가 집계한 국내 제약시장 대 세계 제약시장 규모다. 상장제약사만 80여개가 넘지만 세계 제약시장 규모의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국내 제약업계의 현실이다.


최근 미국 퀸타일즈IMS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까지 글로벌 의약품 전망: 비용과 가치의 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매년 4~7% 성장세를 이어가 오는 2021년에는 1조5000억달러(약 178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국내는 정체, 해외는 급성장


반면 국내 제약시장은 2010년 19조원을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제자리걸음이다. 글로벌제약사로의 도약을 위해선 해외진출이 필수인 셈이다.

다만 2012년 이후 매년 수출액이 15~29%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대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제약업계의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이 이어지며 전년 대비 수출액이 15.2% 증가해 4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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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의 해외법인 설립 및 제품 수출 지역은 ▲북미(18개사) ▲유럽(22개사) ▲아시아(55개사) ▲중동(27개사) ▲중남미(24개사) ▲아프리카(15개사) ▲독립국가연합(8개사) 등이다.

주요 제약사의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한미약품은 미국 MSD를 통해 고혈압치료 복합신약 아모잘탄을 60개국에 수출한다. 또 지난 4일 MSD와 고지혈증치료 복합제 로수젯 수출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23개국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업계 최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을 타깃으로 설계된 20여개의 신약 프로젝트를 미국, 유럽, 국내 등에서 개발 중이다. 


유한양행은 항바이러스제, 항생제, 항암제 등의 원료의약품 및 완제품을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거점 확보를 위해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녹십자는 수두백신을 중남미, 아시아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최근 프랑스 사노피 파스퇴르 제품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의 사전전격심사(PQ) 승인을 획득해 국제기구 조달시장 입찰 참여가 가능해졌다.

또한 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의 미국시장 출시도 임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현재 IVIG-SN의 품목허가 신청과 관련해 녹십자에 공정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검토완료공문을 보낸 상태로 자료를 보강해 다시 제출하면 승인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제약사, 해외진출 활발

대웅제약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 대웅-인피온 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이달부터 적혈구 생성인자(EPO) 제제인 ‘에포디온’을 판매한다. 또 대표 의약품인 우루사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12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과 미국에 진출했으며 지난달 트룩시마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승인 권고’를 획득해 올해 중으로 유럽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는 제약사의 해외진출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미국, 유럽공동체(EC), 일본, 스위스, 캐나다에 이어 6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국내 제약업계의 해외 진출 시 일부 허가요건이 면제되거나 허가기간이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