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가족과 보내는 시간 외에 여가가 있다면 그동안 못다 한 독서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떠들썩한 설 행사를 치르고 허전해진 마음을 TV나 스마트폰으로 달래는 대신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책 몇권과 함께 하면 어떨까. 디지털 시대에 잠시 아날로그 휴식을 본인에게 선물하는 것도 명절을 보다 값지게 만들 것이다. 먼 고향으로 향하는 길에서 혹은 가족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언제 펼쳐도 어렵지 않게 읽히고 유익함을 줄 수 있는 도서를 인터파크도서 분야별 MD가 선정했다.


/사진제공=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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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세계미래보고서 2055>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 제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을 통해 우리 앞에 바짝 다가온 미래를 두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 사실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응용되고 있고, 그 가치를 미리 알아본 사람들이 미래의 부를 독점하게 될 것이다.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 박영숙 박사의 신간으로 이전 도서들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기술의 현재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2055년 미래사회를 심도 있게 전망한다.

경제경영
<명견만리>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사이트를 전했던 KBS <명견만리>의 정수. 인구변화, 은퇴 이후의 인생 등 우리 삶에 직결되는 통찰력을 길러주는 책으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경제경영도서기도 하다. 오늘날 세상이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해 가는지를 전체적인 시각에서 조망하고 싶다면 이 책에서 가장 최신의 담론과 해법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보고 느끼면서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선입견에 갇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은 물론 길어진 인생을 살아야 하는 중장년층까지 꼭 읽어볼 만한 필독서.


자기계발
<말할 수 없는 비밀 들리지 않는 진실>

매년 다짐하지만 이뤄내지 못했던 그것, 영어 마스터하기. 올해는 꼭 이루어 내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면 과학적으로 증명된 아주 쉽고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 이 책을 추천한다. 영어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방법론이 오히려 영어를 멀어지게 했음을 과학적으로 밝힌다. 모국어를 배우는 메커니즘을 통해 반드시 영어가 들리게 해주는 책이다.

자기계발
<그릿>

실패와 역경, 슬럼프를 극복하고 뛰어난 성취를 이룬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성공의 결정적 요인’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릿’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힘이며 역경과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견딜 수 있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 누구나 중요하다고 생각만 할 뿐 그것이 성공에 있어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지 못했던 ‘그릿의 힘’을 저자는 10년에 걸친 연구 결과와 실증 사례들, 각계각층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가 어떻게 그릿을 기를 수 있는지 명쾌하게 제시한다.


인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세트

110만 독자가 선택한 최고의 교양서. 지식수준이 들통날까 대화 자리가 두려운 당신에게 힘 있는 지식인이 되기 위한 필수 기초 교양이 담긴 연휴 기간 초단기 교양 업그레이드 권장 도서. 어느 날 문득 자신의 부족한 지식을 절감하고 인문학 공부 시작을 다짐해 보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얼마만큼 알아야 하는 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보자. 2권의 책을 덮을 때 쯤이면 현실에 대해 당당한 목소리를 내는 진짜 지식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인문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

진중권의 본격 집사 바이블. 고양이의 역사와 문학 그리고 철학 이야기. 이 책을 읽어야 비로소 진정한 집사가 된다. 연휴기간 이 책을 읽고 반려 가족의 소중함,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길. 낡은 인간중심주의 집사 문화를 버리고 새롭게 ‘고양이중심주의’를 뿌리내리기 위해 고양이의 창세기부터 현대, 동서양을 아우른다. 역사, 문학, 철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양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펼쳐진다. 이를 통해 전국의 집사들은 냥이와 사는 지금의 삶이 매순간 각별한 철학적 사건임을 깨닫고, 아직 간택당하지 못한 이들은 고양이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된다.


역사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대한민국 스타강사 ‘설민석’의 예능보다 재미있고 다큐보다 깊이 있는 한국사 강의. 5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조선왕조실록이 지금도 의미를 갖는 까닭은 당대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관한 고민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그 당시 왕과 신하들의 목소리가 그대로 인용된다. 사관의 날카로운 평가도 존재한다. 실록을 읽는다는 것은 조선시대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는 것과 같다. 그 민낯은 오늘날의 대한민국과 어쩐지 많이 닮아있다. 역사는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답을 찾는다.

사회과학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명절, 온갖 결혼 압력에 질린 이들을 위한, 결혼이 위험 부담인 시대를 사는 이들을 위한, 사회학자 언니(누나)들의 조언. 입담 좋은 두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치즈코와 미나시타 기류의 대담집이다. 두 사람은 비혼 및 결혼을 둘러싼 사회 변화, 가족관계의 변모, 저출산 문제 등을 넘나들며 풍부한 논의를 펼친다. 결혼을 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며, 비혼은 결혼과 마찬가지로 삶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개인 경험과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반박하고 비혼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지혜를 제공한다. 비혼을 지향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 특히 결혼하라는 압력에 질린 여성들은 두 사회학자의 이야기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
<당신의 완벽한 1년>

불완전한 두 인간이 만나 다투고 포용하며 마음을 키워가는 ‘사랑’이야말로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임을 이야기한다. 또한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용서와 관용이 자신의 ‘내적 평안’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는 교훈까지 은근하게 제안한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 어딘가 괴팍하고 부족하여 친근하게 느껴지는 주인공들은 이 책을 읽는 ‘나’, ‘우리’와 다르지 않다. 새로운 1년을 맞아 몸과 마음을 다잡고자 하는 이 시기에 그 어떤 지침서보다 유익하며 어떤 오락보다도 재미있을 단 한권이다.

소설
<너의 이름은.>

신작 공세에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명절 연휴에도 인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처음에 소설을 집필할 생각이 없었지만 애니메이션과 상호보완을 위해 영화 완성 3개월 전에 썼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남녀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에 초점을이 맞췄다면, 소설에서는 사랑이라는 테마 위에 감독의 또 하나의 메시지를 얹었다.

에세이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는 언어가 되지 못하는 일상의 울분을 직시하고 그것을 말하기로 결심한 한 여자의 분투기다. ‘존재하는 한 이야기하라’는 페미니즘의 명제대로 말하기를 시도했고, 그래서 싸움이 불가피했던 지난 십여년의 일기가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담백하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부엌 개수대 위에서 느낀 비루한 일상들, 그것을 정제해 얻어낸 몇방울의 각성은 긍정의 말들이 가리고 있는 현실의 실루엣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긍정으로 힘을 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긍정 없이 하루분의 울컥을 삼켜야 할 때가 더욱 많기 때문이다. 일, 연애, 결혼, 출산, 육아… 온갖 노릇과 역할 속에 분명히 존재하는 편견과 차별, 외로움과 절망 등 여자의 삶 전반을 기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밝힌 은유의 산문을 통해 내 안의 여성성에 눈 뜨고 내 감정에 더 근접한 말하기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설합본호(제472호·제4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