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짓돈 재테크] "종잣돈의 첫걸음은 푼돈"
인터뷰 / 구채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 대리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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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들려는 소액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저성장·저고용·저임금·저소비·저투자·저금리 등이 어우러진 이른바 ‘6저 시대’가 고착화되며 소액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머니S>가 성공한 소액재테크 사례와 유형별 소액재테크 방법을 살펴봤다. 또 재테크의 지름길로 불리는 현명한 지출 팁을 소개한다. 나아가 소액재테크 전문가를 직접 만나 생생한 소액재테크 이야기도 들어봤다.<편집자주>
‘여러분은 단돈 100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예전에는 1000원으로 장도 봤지만 요즘은 과자 한봉지 살 수 없는 푼돈이죠. 하지만 저축할 엄두를 못 내는 대학생도, 소득이 적어 고민인 직장인도 하루 1000원을 저축하면 1년간 36만5000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대신증권 공식블로그 ‘밸런스뷰’는 최근 ‘쉽게 시작하는 푼돈재테크’라는 포스팅을 게재해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무려 30만명이 읽은 글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36만원 남짓한 돈이라고 비웃는 사람이 있겠지만 실제로는 어엿한 회사원도 수중에 그만한 여윳돈이 없는 경우가 많다. 밸런스뷰의 재테크 관련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구채희 대신증권 브랜드전략실 대리는 “평범한 회사원이 적은 월급으로 재테크에 성공하기가 힘든 시대다 보니 목돈을 불리는 전략보다 당장 실천 가능한 쉽고 빠른 비법이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재테크 환경은 갈수록 나빠진다. 저성장·저고용·저임금·저소비·저투자·저금리 등 이른바 ‘6저 시대’가 도래하며 재테크 포기족이 생겨나는 한편 소액투자처나 그간 생활 속에서 놓쳤던 경제상식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월 블로그 개편을 통해 기존의 주식투자 관련 정보를 넘어 생활경제, 세테크, 소액재테크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후 블로그 조회수가 한달 평균 6만건에서 올 초 135만건으로 22.5배 뛰며 금융투자업계와 비미디어업계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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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한별 기자 |
◆“어느 세월에 종잣돈을”… 포기는 금물
“많은 사람이 ‘종잣돈이 있어야 투자하지’라며 재테크를 포기한대요. 적은 돈도 모아야 한다는 것, 저축하는 습관이 미래 종잣돈의 출발점이 된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실행이 어려운 거죠. 하지만 10만원이라도 굴려본 사람이 나중에 종잣돈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푼돈의 소중함을 느끼고 소비통제의 습관을 키우다 보면 그 자체를 즐길 수 있어요.”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미래마저 불안한 환경. 부의 크기를 키우는 것보다 아끼고 소비를 절제하는 것이 요즘의 재테크트렌드다. 구 대리는 “‘탕진잼’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재테크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소액재테크를 꾸준히 해 희망을 보여주는 사람이 훨씬 많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주변을 둘러봐도 연봉이 높은 선배나 임원일수록 적은 돈에 대한 관념이 철저하고 스마트한 소비생활을 한다. 돈을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년 블로그의 조회수 상위 1~10위를 차지하는 콘텐츠는 모두 주식투자가 아닌 소액재테크와 연관된 내용이다. ▲알뜰살뜰 저축가이드 ▲비상금 관리법 ▲생활비 다이어트 ▲월소득 500만원 신혼부부의 3년 안에 1억 만들기 등이다. 이 중 생활비 다이어트는 100만명이 읽었다.
빠듯한 월급으로 살림을 꾸리는 신입사원이나 젊은 신혼부부의 귀가 솔깃할 만한 아이템에 관심이 모이는 것이다. 구 대리는 “커피값 줄이기, 달력 재테크 등 대단한 내용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을 보면서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제공부, 게을리해선 안돼”
구 대리는 결혼 4개월차의 맞벌이 신혼부부다. 생애 처음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후 ‘2년 안에 원금상환’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한달 소득의 절반을 저축하다 보니 결혼 전과 비교해 경제와 금융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개인적인 관심사가 콘텐츠의 아이디어가 되고 그런 글이 실제로 독자의 호응을 얻었다”며 “공부를 위해 재테크 관련 블로그나 카페, 뉴스를 읽는 것은 기본이고 사내도서관의 2만권 넘는 장서도 정보와 지식을 쌓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1단계가 저축, 2단계가 공부라면 다음 단계는 수십만원이라도 직접 금융상품에 가입해보고 1~2년 후 100만~200만원 단기 목표금액이 모였을 때 주식·펀드·채권·연금·CMA·P2P 등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은 매달 꼬박꼬박 내지 않아도 여유자금이 생길 때마다 저축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
구 대리는 “소액이라고 등한시할 게 아니라 소액이기 때문에 투자실패의 두려움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가뜩이나 팍팍한 삶에 쥐꼬리만한 월급마저 아껴야 하느냐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아요. ‘돈을 아끼는 것도 좋지만 오늘 하루 내가 행복한 게 더 중요하다’는데 맞는 말이죠. 하지만 돈을 쓰는 즐거움 뒤에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재테크는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 몸값을 높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본업에 충실하고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재테크 아닐까요.”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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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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