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보험사 무한변신] "고객과 윈윈" 대변신
성승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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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낮추고 맞춤형 상품 잇따라 출시
중소형보험사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금융규제 이후 자율경쟁이 시작되면서 보험료를 낮추거나 고객 니즈에 기반을 둔 맞춤형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중소형생명보험사는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과 헬스케어 연계보험 등 다양한 보장성보험을 쏟아냈다. 중소형손해보험사는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에 초점을 둔 신상품을 선보였다.
소비자는 반기는 표정이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자신에게 꼭 맞는 다양한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하나둘 중소형사에 눈을 돌리는 추세다.
중소형사가 금융환경 악화에도 고객의 이익을 대변한 보험상품을 출시한 이유는 무한자유경쟁에 돌입한 영향이 크다. 금융위원회는 2015년 11월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험가격을 보험사가 책정하도록 자율화하고 공시이율과 상품 사전규제 등은 전격 폐지했다.
이를 시행하기 전만 해도 가장 긴장한 곳은 중소형보험사였다. 고객 수가 많고 자본력에서 앞서는 대형사와 자유경쟁을 하면 중소형사가 불리할 것이란 추측에서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예상을 깨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몸집이 작은 만큼 순발력을 갖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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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위기를 기회로… 고객·중소사 ‘윈윈’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중소형생보사가 선도한 ‘연금형 종신보험’이다. 이 상품은 사망보험금을 생활비나 의료비 등으로 미리 당겨 쓸 수 있는 구조다. 종신보험의 틀을 깨 지금도 인기리에 판매된다.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신한생명이다. 신한생명은 종신보험에 역모기지론 개념을 도입해 살아있을 때는 연금형태로 보험금을 받다가 사망하면 남는 보험금을 자식에게 상속할 수 있는 ‘연금미리받는종신보험’을 개발해 시판했다. 결과는 대성공.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가입액 1조원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주요 보험사도 관련 상품을 속속 선보였다.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해 NH농협생명, KDB생명, 동부생명 등도 연금형 종신보험시장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신한생명은 연금형 종신보험상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 그 결과 최근 저해지환급형 개념을 탑재한 혼합형 ‘THE착한연금미리받을수있는종신보험’을 새롭게 선보였다.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도 중소형생보사가 주도한 상품이다.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은 저렴한 보험료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인 대신 보험계약을 해지했을 때 돌려받는 환급금을 낮춘 상품이다. 만기때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보험의 혜택과 보장을 그대로 누리면서 최대 38%까지 저렴하게 가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기보험·헬스케어 ‘승부수’… 체질개선
중소형손보사의 행보도 이목을 끈다. 중소형손보사는 새로운 위험담보 기능을 탑재하고 서비스혜택을 담은 장기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4개 중소형손보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014년 10월 KB손보 4조7341억원, 흥국화재 2조1462억원, 롯데손보 1조991억원, NH농협손보 1조8283억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KB손보 5조493억원, 흥국화재 2조4290억원, 롯데손보 1조2369억원, NH농협손보 1조8283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NH농협손보를 제외하고 각 손보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가 2000억~3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보험업계는 올해 시장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손보사가 장기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이유는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을 대형사에 빼앗겨서다. 최근 대형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낮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중소형손보사가 밀리는 형국이다.
실제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31일부터 자동차보험료를 개인용 2.7%, 업무용 1.6%, 영업용 0.4%씩 인하했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검토 중이다. 만약 대형손보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한다면 중소형손보사는 고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중소형손보사는 차선책으로 장기보험 혜택을 늘려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꾀했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만 가입할 수 있지만 실손보험 등 장기보험은 모든 국민이 고객”이라며 “고객층이 다양하므로 혜택을 늘리면 언제든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사업과 연계한 보험도 중소형사가 주도하고 있다. 사람들의 건강 관련 인식이 치료보다는 예방에 집중되고 건강수명 욕구가 커진 점을 고려해 중소형사들은 하나둘 헬스케어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과거에는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환자에 대한 사후치료가 발달했다면 최근엔 IT 발달과 인식 변화로 패러다임이 건강관리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이 추세에 맞춰 중소형생보사에 이어 중소형손보사까지 고객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쏟아내는 형국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사의 최대장점은 언제든 전략을 바꿔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는 점”이라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당장은 중소형사에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체질개선과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7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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