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화의 소녀상. 1일 대구 중구 2·28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제막식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대구 평화의 소녀상. 1일 대구 중구 2·28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제막식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대구 평화의 소녀상이 두 번째로 설치됐다. 어제(1일)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중구 2·28 공원에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고 제막 기념 문화제를 열었다.

추진위는 당초 대구 번화가인 동성로 일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려 했으나, 지자체가 난색을 표해 결국 3·1절인 어제 2·28 공원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2·28 공원은 1960년 2월28일 이승만 정권 시절 발생한 대구학생의거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이날 추진위는 2·28 공원에서 제막식을 가진 뒤,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문화제를 열었다. 행사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앞서 추진위는 대구 동서로 CGV 한일극장 앞 도로에 소녀상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관할관청인 중구청이 도로법 시행령을 들어 난색을 표하며 국채보상공원과 쌈지공원, 2·28공원 등에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중구청은 도로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라 도로에는 공공시설물 외 사유공작물 설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설치 강행 시 계도 기간을 거쳐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추진위는 동성로 이외에 소녀상을 설치할 경우 의미가 퇴색되고 박물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중구청 제안을 거절해왔으나 4차례 면담이 결렬되자 결국 2·28공원 설치를 결정했다. 2·28공원은 동성로에 위치해 있어 그나마 시민 통행량이 많아, 추진위가 설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설치된 대구 평화의 소녀상은 동판 소재로, 가로 2m, 세로 1.23m의 규모로 제작됐다. 평화의 소녀상 뒤편 고목나무에는 모금 운동에 동참한 시민의 이름이, 바닥에는 서명 운동에 참가한 시민 이름이 음각으로 새겨졌다. 대구에서는 지난 2015년 대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정 안에 처음으로 소녀상이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