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서점가에 제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이 몰고 올 거대한 변화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쏟아졌다. 이른바 ‘알파고 쇼크’를 계기로 신기술이 우리의 미래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에게 출판계가 응답한 결과다. 경제전문가 선대인 소장이 내놓은 이 책은 국내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일자리문제를 경제학의 관점에서 정확히 파고든다.


노동자 1만명당 산업용 로봇 수를 나타내는 ‘로봇밀도’ 세계 1위가 대한민국인 이유와 세계에서 가장 늦은 나이까지 일해야 함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현실, 기업이 새롭게 성장해도 새로운 일자리가 더 이상 창출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 문제 등을 적나라하게 분석한다. 그런 만큼 일자리 변화를 다룬 수많은 책들 중 우리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서평] 내 일자리는 안전할까

이 책이 짚는 우리 일자리의 미래는 다소 암울하다. 일례로 유통기업 아마존이 물류창고에 ‘키바’라는 로봇시스템을 도입하며 극도의 효율화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만 29만여명의 유통업체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테슬라, 벤츠 등 기존 완성차제조사뿐 아니라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 ICT기업들까지 뛰어든 자율주행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택시기사 등 직업 운전기사가 사라지고 자동차산업과 부품산업, 정비업 등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신기술 하나가 여러 산업을 몰락시킬 수도 있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조차 직업의 안정성을 위협받는 현실. 이 거대한 변화가 개인에게는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10년, 20년 뒤가 아니라 당장 5년 뒤에도 우리는 지금처럼 일할 수 있을까.

저자는 차근차근 그 해법에 다가간다. 먼저 한국의 저성장과 인구구조에서 앞으로 개인에게 어떤 능력과 자질이 요구되는지, 길어진 생애에 맞게 소득과 재무구조를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말한다. 기업에게는 현재 세계에서 강자로 떠오르는 다양한 기업과 산업의 사례를 통해 오늘을 점검하고 그들의 전략과 해법을 알려준다. 사회적으로는 ‘노동 없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조세제도 개혁, 기본소득제를 비롯해 ‘로봇세’, ‘기본자본’ 도입 등 새롭고 급진적인 제도개혁 논의를 본격적으로 제안한다.


지금의 거대한 변화 앞에 선 개인들이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시대일수록 현실을 제대로 읽어내는 안목이 필요하다. 불안을 잠재우고,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 책이 변화의 방향을 읽고 자신의 미래를 지켜내는 통찰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대인 지음 | 인플루엔셜 펴냄 | 1만5800원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