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발표한 '2016년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은 부채 없이 31평대 아파트를 소유하고 중형급 차량 1대 이상을 보유한 계층이다.


다른 곳에서 실시한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월급여 500만원 이상, 예금잔액 1억원 이상이 중산층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해외에서는 중산층의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까. 영국의 옥스포드대학은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불의·불평·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을 중산층 기준으로 제시했다.


프랑스의 19대 대통령인 조르주 퐁피두는 중산층의 기준으로 외국어를 하나 이상 구사할 것,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을 것,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을 것,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요리 실력을 갖출 것,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등을 제시했다.

프리미엄 특강쇼 O tvN <어쩌다 어른>에서 허태균 고려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산층 판단 기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경제적인 가치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은 중산층을 경제적 가치로 판단한다.


현재의 정치·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한민국에서 중산층으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으로 중산층의 잣대가 정해지기 때문에 삶의 질에 집중하기보다는 경제적 가치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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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재테크 현실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꾸준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7월로 접어들면서 3% 이하를 제시하더니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베이스라인(2.5%)보다 낮게 조정할 것이란 소식이 들려온다.

올해 코스피지수도 수년 만에 2100포인트를 넘기며 박스피를 드디어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많았다.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수장들도 대부분 올해에는 희망을 갖자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상장사의 이익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조원 시대에 접어들었고 올해는 10% 이상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제시됐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봄이 찾아왔지만 대내외 경제상황은 꽁꽁 얼어붙었다. 불안정한 국내 정치상황은 5월 대선을 기점으로 안정을 찾겠지만 경제상황은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자국경제를 살린다는 목적으로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빌미로 국내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겐 이 모든 게 악재다.


봉급생활자가 월급만으로 중산층의 반열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많은 이가 어떤 형태든지 재테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과거엔 적금이 가장 쉬운 재테크 수단이었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는 여전히 1%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적금은 더 이상 매력적인 수단이 아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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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쉽고 문턱이 낮은 재테크 수단은 역시 주식이다. 지난해 힘든 시기를 보낸 개미투자자에 비해 투자를 잘했다고 평가받는 국민연금의 경우를 살펴보자. 국민연금은 총자산 규모가 550억원을 넘으며 지난해 4.74%의 수익을 냈다. 코스피가 지난해 3.3% 오르는 데 그쳤으니 평균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다.

국민연금은 다양한 분야에 투자한다. 전체 기금의 20% 가까이를 국내주식에 투자했지만 5%대의 수익을 냈다. 반면 4~7%가량인 국내외 대체투자는 각각 5~12%대의 투자수익을 기록했다. 따라서 여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익률 짭짤한 부동산펀드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대체투자는 익숙지 않다.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즉 주식이나 채권투자를 제외한 각종 상품,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라고 이해하면 된다. 특정지역의 원유개발펀드나 항만·공항 등 사회간접자본 투자도 이에 해당된다.

대체투자의 예로 민자고속도로 건설 및 운용 펀드를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국내 주식형펀드가 지지부진한 수익에 허덕이는 반면 유전이나 에너지인프라 특별자산펀드는 지난해에도 최대 30%가 넘는 고수익을 올렸다.

대체투자에도 문제점은 있다. 대체투자 방식은 공모가 아니라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기관투자가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대체투자에 참여하는 개인도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씩 펀드에 가입하는 고액자산가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제 대체투자를 소액으로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해부터 500만원 이상이면 부동산리츠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에는 100만원부터 가입할 수 있는 공모 부동산펀드가 출시되기도 했다.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강남의 빌딩을 공모펀드 형식으로 판매해 하루 만에 마감됐다. 연 5% 정도의 수익률을 예상한 펀드로 만기는 5년이다. 투자수익은 분기마다 지급된다. 강남의 조그만 빌딩 하나가 수십억원에서 백억원에 달하는 시대에 100만원으로 분기마다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성정환 이지스자산운용 이사는 "노하우가 적고 자금도 부족한 개인도 공모펀드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밝혔다. 강남의 핵심 부동산도 펀드의 성격상 리스크는 있지만 재테크의 합법적인 대안이 별로 없던 대한민국에 이런 대체투자가 늘어난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