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복이 유행하기 전, 현대의 한복은 주로 고가의 고급의류로만 인식됐다. 결혼식을 비롯해 특별한 날에만 입는다는 이미지가 높은 진입 장벽을 쌓았다. 특유의 대중성으로 입지를 확대한 생활한복이 높이 평가 받는 이유다.

다만, 생활한복이 한복에 관심 있는 모두를 만족시켰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중성 확대 과정에서 한복 특유의 고품질이 희석됐다는 평가도 엄연히 나오고 있다. 전통한복보다 저렴하지만 생활한복보다는 고급스러운 무언가가 등장할 법도 했다.

여성한복 브랜드 ‘수설화’는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려가고 있다. 웨딩드레스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강민우 대표(32)가 창업부터 20~30대 글로벌 여심(女心)을 목적지로 삼았다.

“웨딩드레스를 찾는 예비 부부들은 한복을 놓고도 고민이 크죠. 한복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커졌지만 생활한복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한복의 고품질에 서양 스타일을 가미하는 한편, 합리적 가격을 제시한다면 글로벌 성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이렇게 내놓은 한복들은 빠르게 수요를 만들어냈다. 한복 자체의 심미성을 재확인 시켜줬다는 평가 속에 베스트셀러도 잇달아 나왔다. 패션 동향에 민감한 젊은 여성층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은 전략의 높은 경쟁력을 방증하는 요소다.

예를 들어 구김이 취약한 한복치마의 경우 특수한 구김방지 처리 기술을 적용, 맵시와 품질을 함께 강조했다. 고름을 제외한 전체를 고가의 레이스로 제작한 결혼식 한복은 예비 부부들에게 특히 인기다. 입 소문이 퍼지자 40대 이상 고객들의 구매도 전체 매출의 15%까지 올라왔다.

패션 측면으로 범위를 좁혔을 때 특징은 ‘화려함’으로 압축된다. 편안한 느낌의 무채색 생활한복들과의 차별점이며, 다양한 무늬 패턴이 눈에 확 들어온다. 외국 바이어들이 유독 주목하는 부분인데, 글로벌 공략을 목표로 한 김 대표에겐 긍정적인 신호였다.

“큰 가격 부담 없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으려는 외국 고객들로부터 반응이 좋습니다. 아시아권과 영미권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공략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강해졌습니다. 온라인 인프라를 활용한 각국 진출이 이미 진행 중입니다.”
글로벌 출사표에 담은 한복의 미학 ‘수설화’

국내 쇼핑몰처럼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최근 구축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쇼핑몰이 ‘수설화 세계화’의 기대 채널. 해외 고객 및 바이어들의 반응을 봤을 때, 각 언어 쇼핑몰들의 순항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멀티 매장에 입점했고, 홍콩, 대만 바이어들과의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희소식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외국 관광객을 위한 오프라인 매장 구축 준비까지 빨라졌다.

“서양패션처럼 한복 역시 브랜드마다 특성을 갖춰야 합니다. 제가 준비한 특성은 심미성이였고, 감사하게도 고객들의 성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한복의 글로벌화에 기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