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연합회로 이름을 바꾸고 대대적 조직·인사 개편으로 쇄신에 나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존회원을 신규회원으로 속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전경련은 지난달 17일 총회에서 39개 기업 또는 단체를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안건을 처리했고 이중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주한영국상공회의소 등 해외경제단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사진=뉴스1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사진=뉴스1

전경련은 이어 지난 28일에도 다시 한번 전경련에 해외경제단체가 신규회원으로 가입했다고 언론을 통해 알렸다.

하지만 경실련이 확인한 ‘2016년 전경련 회원가입서’(11월 11일) 상에 있는 회원리스트에 의하면 보도된 기업이나 단체 중 일부는 이미 소속된 단체들을 새로 가입한 것처럼 눈속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실련이 총회에서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안건으로 처리한 39개 기업 또는 단체 중에 보도내용에 이름이 언급된 12개를 기존의 회원리스트와 비교한 결과 ▲삼양인터네셔널 ▲매일유업 ▲한화자산운용 등 10개는 이미 회원사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었고 주한인도상공회의소와 한불상공회의소 2개만이 리스트에 없는 단체로 판명됐다.

게다가 새로 가입승인 했다던 농협하나로유통은 한달만인 지난 17일 전경련 탈퇴통보를 했다. 또 해외경제단체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이미 1999년에 전경련 가입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경실련 관계자는 “전경련이 해외경제단체를 포함해 여러 기업들이 새로 가입해 입지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으나 얄팍한 눈속임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났다”며 “최근 대국민 사과와 함께 구조재편과 조직명 변경 등 전면적인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실제로 진정한 쇄신의 움직임은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경련은 눈속임을 통해 국민을 기만하려는 거짓 쇄신을 멈추고 자발적인 해체를 통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으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