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정유·화학업계가 임직원들에게 화끈한 연봉을 지급하며 성과를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업황이 호조라 임직원의 연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지주회사를 제외한 83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쓰오일(1위, 1억1000만원), SK이노베이션(4위, 1억100만원), 롯데케미칼(6위, 9800만원) 등 3개 정유·화학기업이 평균연봉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사상 최대 실적, 임직원 연봉으로 직결

비상장 정유사의 평균연봉도 만만치 않았다. 모기업(현대중공업)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현대오일뱅크만 9100만원을 기록해 1억원을 넘지 못했을 뿐 SK에너지(1억3200만원)와 GS칼텍스(1억1300만원)는 에쓰오일도 뛰어넘었다.


비상장 화학사도 줄줄이 억대연봉을 기록했다. SK인천석유화학(1억2400만원), SK종합화학(1억2200만원), 한화토탈(1억1500만원) 등은 연봉이 두 자리 수 이상 오르며 1억원을 훌쩍 넘겼다. 국내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평균연봉(1억700만원)을 넘어서는 기업이 수두룩한 셈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한화케미칼(8539만원)과 LG화학(8300만원)도 8000만대 평균연봉을 기록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처럼 정유업계가 파격적인 연봉을 지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들여오는 가격과 정유해서 만든 휘발유 등 석유제품의 가격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정유사의 이익을 평가하는 잣대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지난해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평균 6.1달러였다. 올해 1분기에도 정제마진은 6.4달러 수준을 유지해 호실적이 기대된다.

여기에 국내 정유사가 최근 집중적으로 투자한 비정유부문도 결실을 맺었다. 지난해 정유4사가 거둔 영업이익의 40%가 비정유부문에서 나왔는데 국제유가에 따라 변동이 큰 정유에 비해 업황이 안정적인 비정유부문 비중이 늘었다는 것은 안정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도 실적 순풍 예상


투자은행(IB)업계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쏟아낸다. 유안타증권은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 9396억원, 에쓰오일 43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고 교보증권은 각각 8416억원, 3946억원을 예상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초 국제유가가 갑자기 떨어져 정제마진이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금방 회복했다”며 “유가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수익성이 높은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의 비중도 늘리고 있어 안정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학업계 역시 대박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업계 빅3(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총 1조7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으로 1분기에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에도 수요 증가 등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